선동정치, 프레임과 팬덤
선동정치, 프레임과 팬덤
  • 안산뉴스
  • 승인 2023.07.1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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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뉴스 논설위원

최근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본부 준비위원회 ‘7.15 범국민대회’는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선포했다. 결의문의 내용은 “윤석열 정권의 민생 파탄, 친재벌, 검찰 독재, 평화 훼손, 굴욕 외교로 점철된 지난 1년은 노동자, 농민, 빈민, 민중에게는 더 이상 버티기조차 버거운 10년 같은 끔찍한 1년 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같은 날 오후 추미애 전 장관은 서울시청 앞 세종대로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의혹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비판을 하며 윤석열 정권 종식을 선동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퇴진 운동을 하겠다고 선전포고하는 것이다.

2022년 10월, 윤석열 정권 출범 5개월 후부터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대선 불복이라도 하듯 “윤석열 정부가 끝까지 5년을 채우지 못하게 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빨리 퇴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며 최초로 공개 선동을 시작했다.

이어서 ‘중고생 촛불집회’ ‘굴욕외교규탄’ 집회,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반대 집회, ‘양평-서울 고속도로’ 반대 등 민주당의 윤석열 정권 퇴진 선동이 끊이질 않았다. 본디 장외 투쟁은 대의 민주주의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을 때 참여 민주주의의 실질적인 하나의 형태가 될 수 있다.

이는 소외된 국민의 정치참여, 공론적 정치기능, 정치권력의 독점 방지, 균형감 있는 권력 분포 등의 장점이 있어 대의 민주주의 문제를 보완해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막강한 힘을 지닌 거대 야당이 장외 투쟁으로 선동정치를 하려는 저의는 무엇일까.

이는 국민을 선동해 참여 민주주의라는 명분을 축적하고 선험적 정권교체, 선거승리의 학습효과로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함일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다수의 성공적 경험은 매뉴얼과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어 목표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시도될 것이다. 그럼 매뉴얼과 시스템은 무엇일까.

오늘날 디지털의 발달로 유비쿼터스(시공간 제한 없이 의견교환) 시대를 맞고 있다. 이로 인한 인터넷 네트워크는 ‘팬덤’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생산해 냈다. 팬덤은 특정한 사람이나 물건, 분야 등을 열정적이며 호의적으로 표현하는 현상이고 이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성균관대 최재붕 교수는 “디지털 사회에서 성공의 비결이 팬덤인데 이는 소비자가 권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팬덤은 보편적인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힘이 있어야 이끌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애쉬(Solomon Asch, 1951)는 개인의 태도와 견해의 변화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동조현상’이라고 했다. 이는 한 개인은 집단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무언의 압력에 의해’ 생각과 행동을 바꾼다는 것이다. 즉 올바르게 판단한 한 사람이 다수가 틀린 답을 표명할 때 심리적으로 갈등하다 최종 틀린 다수의 답에 동조한다는 실험의 결과이다.

따라서 팬덤은 조장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특히 정치 분야는 모든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판단해야 하므로 더욱 그렇다. 즉 의도한 모집단이 선동하면 나머지 세력은 동조의 원리가 작동된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프레임이다. 프레임은 실체를 어떻게 보느냐의 ‘인식의 틀’이다. 즉 제시된 사건이나 문제를 바라보는 틀이나 안경과 같은 것이다. 이는 곧바로 팬덤을 형성하는 기준과 잣대가 된다. 때문에 생산적인 경쟁이 될 수 있는 ‘올바른’ 프레임이어야 한다.

진중권 교수는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경우에서 ‘올바른 프레임’이란 ‘국토의 발전과 지역주민’이 중심에 놓여있는 상태라고 했다. 그러니까 제기된 문제의 본질에 충실해야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 의혹과 건조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숨겨진 의도를 관철시키고자 프레임을 왜곡하고 이를 확대, 재생산한다. 그는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사건을 이재명 대표는 ‘제2의 국정농단 사태’로 프레이밍 하느라 여념이 없는데, 사실 허구도 한동안은 진실의 효과를 갖게 되고 상대가 아무리 해명을 해도 의혹은 끝없이 제기할 수 있으며 그로써 사태를 진실게임으로 만들기만 해도 기대했던 정치효과를 거두는데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 이후에 의혹이 해명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는 말끔히 지워지지 않는 맹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선동정치는 프레임을 짜고 팬덤으로 이끈다면 의도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그에 대응해야 하는 세력은 철저하고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한편 프레임 개념의 창시자 조지 레이코프는 선거전의 승리는 ‘올바른 프레임’이어야 한다고 했으며, 최재붕 교수는 팬덤은 인간의 보편성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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