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정한 교권을 회복할 때다
이제 진정한 교권을 회복할 때다
  • 안산뉴스
  • 승인 2023.07.2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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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라영 안산대 교수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이달 18일 담임교사가 학교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있었다.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지만, 학교폭력 관련 민원에 의한 사건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교직 사회는 며칠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이 뉴스를 접하며 꽃다운 나이의 젊은 교사의 죽음으로 교권침해라는 문제가 주목을 받게 된 것에 대해 비통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아까운 청춘을 잃고서야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노라는 교육부, 여야 정계의 말이 그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줄탁동시(啐啄同時)란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말이다. 병아리가 여리디 여린 부리로 온 힘을 다해 쪼아대는 것을 ‘줄(啐)’이라 하고, 이 때 어미 닭은 부리로 알 껍질을 쪼아줌으로써 병아리의 부화를 돕니다. 이렇게 어미 닭이 알을 쪼아주는 것을 ‘탁()’이라고 한다. 이를 새끼는 제자, 어미를 스승에 빗대어, 교육자의 자세 등에 인용되며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뜻하는 한자로 활용되기도 한다. 사제지간의 이상적인 관계는 신뢰와 믿음이 유지되었을 때, 효율적이고 의미 있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교사들은 교권추락과 열악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교사의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생들은 교사를 꼰대, 담탱이, 수면제 등과 같은 은어나 별명으로 표현한다. 물론, 과거에도 교사들을 향한 이러한 호칭은 존재했었다. 문제는 과거에는 학생들끼리 공유한 것과는 달리 요즘은 교사들 앞에서 대놓고 쓴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표준어처럼 대놓고 부르는 ‘쌤’이라는 표현도 친근함을 넘어 예의 없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달갑지 않다.

한때 최고 인기 직종 중 하나였던 교직은 현재는 학생인권조례 시행, 체벌 금지로 인한 수업 분위기 침체, 학부모들의 과도한 간섭 등 교권추락이 이어지자 인기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실제로 학교교육 현장에서는 수차례의 사건 사고로 교권침해의 심각성에 대한 경고등이 들어온 지 오래다. 무너진 교실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최근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 충남에서는 수업 중인 교사 옆에 드러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영상이 SNS를 통해 퍼져 나갔다. 자고 있는 학생을 깨웠다가 ‘선생님이 친구들 앞에서 모욕감을 느끼게 했다’는 학부모의 민원도 있었다. 성희롱의 사례도 전해진다. 이러한 행동들은 교사의 사회적 지위를 훼손시키고, 학교 내 폭력과 불화를 조장해 교육의 기본 원칙을 흔들어 놓는다.

문제가 발생될 때마다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들었고, 관련 정책은 매끄럽게 추진되지 못했다.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 대립 구도로 흘러가면서 “교사를 보호하면 학생 인권이 하락할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나와서다. 여론의 분위기는 심각한 교권침해를 과도한 학생 인권이 교권을 실추시킨 탓이라며 학생 인권을 들먹거리기 시작했다. 현직 교사의 사망에 대한 책임론도 문제 학생과 학부모에게 떠넘기는 듯해 보인다.

교사 사망 사건과 초등교사 폭행 사건을 계기로 개정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교권보호 및 회복을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학생 인권만을 주장해 교원의 교육 활동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이 더 이상 침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학생인권조례의 재정비를 제안했다.

학생인권조례 개정이나 폐지로 교권이 회복될지는 의문이 든다. 학생인권조례는 취약한 학생의 존엄과 가치는 물론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조례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인권조례만큼의 책임과 의무를 가르치고 교실을 교실답게 만들어야 한다. 이제 진정한 교권을 회복할 때가 됐다. 정말로 교사들의 교권 문제가 걱정이 된다면, 무너진 교권을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가? 교권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를 논하기 이전에 학교 내 교사, 학생 집단 각각 어떤 부분이 어떻게 취약한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질문을 바꾸면 우리는 문제에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교사는 신뢰받는 권위와 책임으로써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제도 변화를 모색할 때다. 교사의 교권과 학생의 인권이 상호 존중되는 교육공동체 구현이 발휘되어야 할 것이다. 건강한 교육생태계의 정립을 위해 교사, 학생, 학무모 모두가 서로 신뢰하고 소통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교육문화가 정착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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