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된 아들
대통령이 된 아들
  • 안산뉴스
  • 승인 2023.08.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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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뉴스 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교수가 아들에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어록을 남기고 지난 15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노부가 60세가 넘은 아들에게 마지막 남긴 말이다. 이는 마치 자식 성장에 부모가 진 무한 책임에 대한 자평이면서 아들이 노력해 온 삶의 응원이기도 했다. 장례식 직후 역사의 획을 그은 캠프 데이비드의 한미일 정상회담은 선친의 가르침에 영향받은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원칙의 또 하나의 실현이었다.

노벨상 수상자의 약 23%를 배출한 유태인은 세계 전체인구의 약 0.2%에 불과하지만 세계적 인재를 다수 배출해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 원인은 교육에 있음을 이구동성으로 말하는데 특히 가정교육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부모가 양육자인 동시에 교육자이기도 한 것이다. 익히 알려진 그 비법은 우선, 신앙교육 ‘토라’를 들려주어 지혜와 종교의 기틀을 잡아주고 둘째, 유아교육 시절 잠재력 발견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확장시킬 수 있도록 자유롭게 기회를 열어 주며 셋째, 토론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유도함과 동시에 타인과 합의점을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학습을 능동적이며 효율적인 방법으로 적용돼 토론학습 ‘하브루타’는 평생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의 자영분으로 활용된다고 한다.

이처럼 인류 역사의 발전을 리드하는 유태인 교육의 핵심은 가정에서 시작돼 확장됐다. 유태인의 부모 모두는 양육자이며 교육자로서 실천하는데 한 치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니 문화로 형성돼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민족성은 우수한 세계 인재를 배출하는데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지식인이라면 교육의 중요성 아니 자녀교육의 중요성을 모르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아는 대로 실천하는 게 쉽지 않은 것이다.

최근 언론은 윤 대통령 부친의 철학과 대통령의 성장을 앞다퉈 조망한다. 윤 대통령 초등학교 운동회에 참석한 아버지의 자상함, 고교 시절 공부를 소홀히 했을 때나 사법고시를 낙방해 방황하는 아들을 호되게 야단친 아버지의 엄격함, 성장 과정에서 보여준 사랑이었다. 사법고시 9수 기간, 좌절의 연속인 시절을 이겨내고 마침내 고시를 패스한 원동력 또한 아버지의 따뜻한 엄격함이었을 것이다. 보통의 경우 그 정도면 자신이 포기하거나 부모가 포기를 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응원하였다. 이후 한 단계 성장해 아들이 검사로서 어려움이 부닥치고 인간적인 갈등이 생길 때마다 “아버지가 제1멘토”가 되주셨다고 윤 대통령은 고백한다.

언론은 윤 대통령이 오늘날 국민에게 신뢰받는 강직함의 9할은 부친 윤 교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이렇게 어려움이 닥쳐 갈등할 때마다 제시해준 원칙주의는 대통령의 공직생활에도 그대로 녹여져 강직한 검사로 인정받았고 이것이 대통령에 이르게 한 것이다. 세월이 흘러 왜소해진 아버지는 영광스런 아들의 대통령 취임식도 일반석에서 축하를 보내 주었고, 당선인 시절 병원 입원 특혜도 거절하며 대통령이 된 아들에게는 오직 “국민만 바라봐라”하고 조언해 주었으며 그것도 모자라 만약 “아들이 잘못된 길 가면 쓴소리를” 해달라고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부탁했다는 일화다.

이러한 윤 대통령 부친의 철학과 교육관은 오늘날 윤 대통령의 공직 행보에서 판박이처럼 그대로 나타난다. 부친이 이 세상을 하직하며 대통령이 된 아들에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말은 “잘 키워줘서 고맙습니다”처럼 상대적 함의도 있다.

한편 윤 대통령 부친 윤기중 교수는 윤 대통령이 변호사에서 다시 검찰로 돌아가자 기뻐했다고 전한다. 이는 돈을 잘 벌어 개인의 안락한 삶을 누리는 아들보다 공직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공헌하는 삶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부친 윤 교수의 삶에서도 잘 나타나듯, 한국 통계학의 태두로서 자본주의 시장의 불평등에 주목해 약자의 권리를 회복시키는데 학자로서 70대 후반까지 연구과 번역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는 불평등 개선을 위한 즉,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개선하는 경제 문제를 자신의 분야에서 연구로 기여했다면, 같은 맥락에서 아들에게도 법적인 분야에서 강자에게 원칙으로 강직하길 바랬고, 불의를 타파해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 정의와 공정을 이끌어 주길 바랬던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윤석열 대통령의 철학은 유태인이 가정교육에서 시작된 것처럼 부친의 교육관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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