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팀목
버팀목
  • 안산뉴스
  • 승인 2023.09.06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혜숙 안산뉴스 논설위원

버팀목이란 외부의 힘이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견딜 수 있도록 해 주는 사람이나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국어사전은 정의한다. 이에 필자의 조작적 정의는 앞의 내용에 더해 집단, 단체, 인식 등 총체적 유·무형의 비유를 포함하고자 한다. 즉 마지막까지 지탱하고 있는 이치, 의식, 힘 등 마지노선의 의미로도 말할 수 있다, 이처럼 버팀목은 개인의 삶에서부터 사회구조 및 제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삶이나 인생의 고통에서 이겨내는 버팀목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일반적으로 가족, 가정, 종교 등으로 대답한다. 이는 인생의 여정에서 불가피하게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받고 재도전하는 최종의 안식처이거나 또는 정서적·심리적 한계점을 지켜주는 마지노선으로 인식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처럼 삶의 버팀목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며 삶을 지탱해주는 근원적 원동력이 된다.

한편, 정치학자 김인회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요소에는 역사와 전통, 문화와 윤리, 시민의식 등이 있지만, 이를 지탱하는 버팀목은 상호 ‘관용’과 ‘자제’의 규범이라고 했다. 그는 ‘관용’은 상대방을 타도해야 할 적으로 보지 않고 애국심을 가진 국가 경영의 건전한 경쟁자로 인정하는 것이라 했고 ‘자제’는 권한을 극단적으로 행사하지 않는 것이라 했는데, 이는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이며 권력의 공백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버팀목이라고 했다.

민주주의의 또 다른 날개 자유 시장경제 주체를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으로 구분한다면 지역경제의 버팀목은 소상공인이라 할 수 있다. 소상공인은 경제활동인구 대비 약 20% 수준을 차지할 만큼 분포가 넓다. 특히 중소도시의 소상공인은 일반적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나 퇴직자이거나 최근에는 청년 실업자들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동일 업종의 포화상태를 알면서도 차선책이 없어 생존을 위해 생활밀착형을 선택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경제 마지노선 소상공인 대책이 곧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며 나아가 지역경쟁력 강화의 근간이 된다. 특히 안산은 필자의 연구 결과 지난 팬데믹 여파로 소상공인 경영 여건이 86.7% 악화된 것으로 분석되었지만, 팬데믹 이후 전화조사 결과 상황이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역경제 근간을 다지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정책과 정치가 필요하다. 위기의식을 갖고 위급처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라는 강력한 외부의 압력에 의해 근간이 흔들렸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그 수위에 걸맞는 강력한 정책이 투입돼야 한다.

기존에 추진해오던 정책과 예산집행이 있겠지만 그래서 정책의 선순위가 필요한 것 아닌가. 이러한 변곡점에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책임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그것이 리더십이다. 이는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자 최소한의 임계점이기 때문이다.

한편, 버팀목은 한계를 지켜주기도 하지만 다시 시작하는 전환점의 힘도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버팀목 지점에 이르게 된 것은 앞선 과정의 문제점이 내포되었음을 함의하고, 이는 다시 변화를 시도해야 시점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화의 시작은 개혁의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삼성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고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이건희도 인재경영의 확고한 신념으로 혁신하려 할 때, 기존 기득권세력의 저항에 부딪쳤다. 이에 그는 임원 회의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 “놀아도 좋으니 뛰는 사람 뒷다리 잡지 마라”고 했다. 그가 가진 인식의 버팀목은 혁신적 인재 한 사람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확신이었고 이를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신상필벌을 강하게 주지시켰다. 따라서 개인의 삶, 인식, 사회제도에 이르기까지 공백과 한계를 지탱해 주는 버팀목은 외부의 힘이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견딜 수 있도록 해 주는 힘이 있고 한편 이를 기반으로 한 변화의 전환점은 기득권 카르텔 세력의 반발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 교훈의 되새김이 필요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