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비도덕·비상식·불합리가 통용되는 문화?
정치, 비도덕·비상식·불합리가 통용되는 문화?
  • 안산뉴스
  • 승인 2023.10.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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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뉴스 논설위원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기각됐다. 기각의 사유는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야당의 대표로서 죄가 있다고 한들 국가 서열 8위인데 증거인멸을 하겠냐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면죄부라도 받은 양 정치검찰을 탄핵해야 한다며 기세등등 하지만,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일반 국민이라면 기각 사유에 과연 동의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살펴보면 주인공 섭외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스토리 전개 방식의 영향이 크다. 이는 스펙타클한 사건의 반전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창의력이 뛰어나야 함을 조언한다. 그런데 현실에서 창의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영화 같은 사건이 전개되고 있다. 대한민국 무대 위에서 흥행을 주도하는 감독이자 주인공이 바로 민주당 대표 이재명이다. 그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기까지 과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등 공적인 행보가 국민이 관심을 놓을 수 없도록 하는 스토리의 전개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에 발생 및 폭로된 비윤리적인 형수 욕설, 김부선과의 무상연애 등으로 시작해 형사적 논란이 된 검사사칭, 친형 강제 입원에 대한 ‘허위사실공표’, 대장동·백현동 개발 사업, 법인카드 의혹, 대북 송금 사건 등의 범죄 의혹은 마치 백화점에 상품을 나열한 것처럼 즐비하다. 이 사건들의 수사 과정에 발생한 관련자의 죽음과 이재명 대표의 대응은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영화스럽다. 무엇보다 대북 송금 사건 의혹에서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화영이 이재명 지사에게 두 번 대면보고 했다는 사실을 변호사 통해 인정했는데, 부인이 이화영의 의사와 무관하게 변호사를 해임하고, 법정에 나가 이를 인정한 남편 이화영과 싸우는 모습이라니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일반 국민들은 이 상황을 섬뜻하게 생각하면서도 그들의 양심과 상식의 잣대는 이미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한편, 건대 이관후 교수는 현재 직면한 정치 현실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 헌법은 제1장 총강의 제8조에서 대한민국의 정치가 정당에 기반을 둔 민주정치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어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하기도 하고, 또 정당의 강제적 해산은 헌법재판소 판결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런 헌법이 있는 나라의 법무부장관이 국회 다수당이자 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단순한 범죄 수사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은 민주주의나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라는 것이다. 즉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보여주는 관점과 태도는 이재명 대표가 정치적으로 국회 다수당이자 제1야당의 대표이기 때문에 정치적이지도, 민주적이지도, 헌정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해당 재판부 유창훈 판사가 밝힌 기각 사유와 일맥상통한 것이 아닌가.

이러한 논리에 반문하고자 한다. 법률가이자 능숙한 정치인 이재명이 대선에 낙선하자 바로 인천 계양 보궐선거와 당 대표 선거를 통한 정치적인 지위 확보가 자신의 노출된 형사사건을 해결하려는 방편으로 보이고, 나아가 장기간의 단식 이유도 의심스럽다. 제1 거대 야당과 당정과 국정이 개인의 사법 리스크에 휘둘리고 있다. 일반 국민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사법 리스크 앞에서 권력자와 힘없는 국민의 책임이 공평해야 한다. 이것이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지속적이며 일관되게 주장해 온 것이 아닌가. 사법부 즉 법원과 검찰은 약자의 권리를 보호해 주는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 그 기준과 잣대가 공평해야 국가 질서가 바로 잡히고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다. 국민의 삶을 윤택하기 위해 위임한 권력이 오히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상황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대한민국의 공개적 정치무대에서 비상식과 불합리 그리고 비도덕이 통용되는 문화로 고착되어 가는 패러다임을 중도의 국민은 그들이 지닌 양심과 상식의 잣대로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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