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속에 담겨 있는 여러 문화
축제 속에 담겨 있는 여러 문화
  • 안산뉴스
  • 승인 2023.10.1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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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 시인

하늘이 드높다. 언제 우리 곁에 왔는지 가로수에 가을이 와서 색칠을 시작하고 있다. 늦더위가 계속되어 그냥 여름의 계절로 가을은 오다가 그냥 겨울로 갈 것 같더니 차 창밖의 가로수들이 어느새 예쁜 색칠한 옷으로 갈아 입기 시작했다.

유난히도 하늘이 맑고 깨끗하며 한낮의 기온은 정말 여름철의 온도와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따갑다. 분홍빛의 장미는 날씨의 온도만 믿고 까칠한 대궁위로 꽃잎을 내어 피어있다. 어느 날 갑자기 얼어붙을 것 같은 불안함에 마냥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 동네는 그 어느 해보다 동서남북 곳곳에서 축제가 열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이라서 그런지 활기찬 시민들의 모습에서도 건 3년을 숨죽여 평범한 일상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알 수 있다. 평범한 생활이 소중했던 것을 한 번 더 느끼면서 가을 축제에 흠뻑 젖어있다.

그 축제는 내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주최 측이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뜻도 중요하지만 거의 내용이 똑 같아 보인다. 특별한 내용으로 축제를 한다면 동서남북의 시민들에게 서로 다름과 특별한 내용이 담겨진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올해는 이제 서서히 축제의 시간은 지나가고 있다.

그중에 조금은 특별하다고 볼 수 있는 축제가 있다. 원곡동 국경없는마을 크지 않은 마당에는 다양한 나라의 민속춤과 노래 악기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여러 나라의 민속춤은 정말 아름답다. 우리가 여행을 간다고 해도 그 나라의 고유의 민속춤과 노래 그리고 악기들을 보기는 쉽지 않다. 하여 특별하다. 그들이 고국을 떠나오면서 우리 고장에 다양한 직업군에서 일을 하여 경제적으로 더 발전된 삶을 살기 위해 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잠깐의 짜투리 시간을 모아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고국의 향수를 그리며 갈고 닦은 춤 노래 연주 등을 공연장에서 공연하기에 여러 조건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최선을 다하여 발표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그들이 우리 곁에서 함께 계속 우리와 함께 할 수도 있고 고국으로 갈 수도 있지만 발표된 춤 노래 연주에서 느껴져 우리의 가슴속에 전달된 감성의 씨앗은 우리 도시에 떨어져 다시 싹을 낼 수도 있다.

그들이 공연에서 보여준 다양한 연주는 그들의 고국에서 가져왔을 것이다. 그리고 공연을 위해 쓰여지는 도구들은 우리 동네에서 재료를 구입하여 만들어서 무대를 빛냈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우리의 춤과 노래 연주 등에 서로가 서로에게 물들여질 것이다. 섞여진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 질 것이다.

다문화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아빠 나라의 문화와 엄마 나라의 문화를 모두 습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이 전통혼례식에서 있었던 모습만 봐도 그렇다. 한국인 신부와 중국인 신랑이 한국의 전통혼례복을 입고 절차에 따라 예를 갖추어 예식을 하지만 그 속에서도 눈여겨보면 다름이 있다. 신랑의 절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신랑들이 절하는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절하는 모습은 보통의 남자아이들은 아빠한테 배우게 된다. 그러면 우리나라식이 아닌 중국식 절하는 모습을 습득하게 될 것이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이렇게 여러 나라의 문화가 우리 도시에서 살아서 숨 쉬게 된다.

중국 동포들이 우리의 전통고전무용을 추는 것을 보면 달라도 많이 다르다. 물론 그들이 중국에서 한국의 어떤 전문가로부터 고증을 받아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 있을 때 부모와 이웃들이 추는 것을 보고 기억하여 비슷하게 한다고 볼 수도 있다. 악기도 마찬가지다. 비슷한데 우리의 것과는 다르다. 춤을 추는 무용수들의 의상이 우리 것과는 전혀 다르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전통노래에 전통춤을 추는 것인데 어느 나라의 문화와 섞이고 물이 들었는지 화려하다.

우리 도시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들이 전문적인 예술가들은 아니다. 하여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그들에게 우리의 전통춤 노래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 악기도 우리의 것을 볼 수 있는 시간들이 그들에게 주어지면 좋을 것 같다. 새로운 문화가 우리의 도시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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