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을
  • 안산뉴스
  • 승인 2023.10.2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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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 시인

백남석작사 현제명작곡인 이 노래는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동요이다.

가을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입고서/남쪽나라 찾아가는

제비 불러 모아/ 봄이 오면 다시 오라 부탁 하누나

가을이라 가을바람 다시 불어오니/밭에 익은 곡식들은 금빛 같구나/추운 겨울 지낼 적에

우리 먹이려고 /하느님이 내려주신 생명의 양식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것은 바람으로 우리가 가장먼저 느낀다. 동요에서도 ‘가을이라 가을 바람 솔솔 불어오니 가을’이라고 했다. 가을 속에 가을을 가장 많이 닮은 것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동요 가을 노래가 입가에 맴도는 요즘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기후의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들 하지만 요즘 미세먼지가 전혀 없는 파랗다 못해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높다. 더위가 길었던 탓에 찬바람이 언제 불어오나 하고 기다렸다. 이제 찬바람을 만나고 나니 그새 한 해가 다가고 있음도 떨어지는 낙엽위에 시간의 흔적이 산뜻한 찬바람 속에 꼬리를 물고 날아다닌다.

가을여행지는 따로 없다. 발길 닿는 곳이 곳 여행지다. 우리 동네는 동서남북 어딜 가도 여행지다. 공원이 많고 그 속에 가꾸어진 각종 나무들이 이 가을에 물들어가고 있어 정말 아름답다. 혼자도 좋고 둘이도 좋다. 따뜻한 차 한 잔손에 들고 공원길을 걷던지 가로수가 노랗게 물든 인도를 걸어도 가을에 푹 빠져 잠시 잠깐의 감성에 마음 내주는 시간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낙엽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가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가을 앓이가 시작된다. 자연의 이치에 앞서 모든 자연은 겨울잠을 자고 내년을 더 키우기 위한 모습들이다. 하지만 사람 내적으로는 더 성숙해졌겠지만 외적으로는 자연하고 정반대의 경우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하기 위해 차를 가지고 고속도로로 모여든다. 고속도로는 주말 평일을 별도로 생각할 것 없이 차가 밀리는 것은 똑같다. 길 위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당일 여행 코스는 여행지에 가서 점심 먹고 바로 돌아서서 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지의 곳곳을 살펴보고 할 시간이 없다. 1박을 해야 여행지를 조금은 살펴보고 할 여유가 있는 것 같다.

가을은 꼭 유명한 여행지가 아니어도 좋다. 고속도로로 여행지 목표를 두고 가다가도 차가 밀리면 국도로 내려 가다 보면 모두가 여행지다. 추수가 시작된 농촌마을 산간마을은 유명한 여행지보다 더 많은 가을을 품고 있다. 사시사철 여행은 언제라도 아름다운 곳을 찾아서 떠날 수 있지만 특별히 감성이 충만하게 담긴 가을여행을 모두들 좋아한다. 봄에 꽃놀이 여행도 많이들 가지만 가을이 되면 왠지 한 번은 꼭 해야 할 것 같은 숙제 같은 여행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다.

가을이 되면 할 일이 많아진다. 조금 미루다보면 어느 사이 겨울이 눈앞에 와있다. 미루지 말고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조금의 시간을 내어 푸른 가을하늘도 한 번 보고 물들어가는 나뭇잎도 떨어지기 전에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뭇잎 한 잎 두 잎은 계절의 사연이 새겨진 것 같지만 무리 지어 물들어가는 나무들의 잎과 풀들 그리고 그 속에 숨어서 떠나고 있는 벌레들의 소리도 들어볼 만하다.

풀벌레들의 합창은 지독하게 더웠던 지난 여름의 이야기를 합창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세계는 여기저기에서 잠잠했던 무기의 실습이 현실화되어 무서움을 주고 있다. 우리 주변은 이런 전쟁 말고도 여러 상황으로 우리는 바쁘고 일상생활이 쉼이 없이 복잡하고 어수선하다. 약간은 늦게 찾아온 아름다운 가을 속에 쉼을 갖는 시간으로 풍성한 부자가 될 것 같다.

가을의 노래

풀잎마다 맴도는 이별의 노래/몸부림치던 여름의 전설들이/ 하나 울씩 떨어지는

이별의 속삭임이 여기 있습니다

어디론가 떠나야하는 이별의 아픔이/나뭇잎에 물드는/소슬한 가을입니다.

환영식도 없이 왔다가/환송식도 없이 떠나가는/시간의 아린 가슴속에/애절하게 스며드는

추억의 아픔이/뚝뚝 떨어지는 가을이/ 지금 막 우리 곁을 떠나고 있습니다

시월의정 김영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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