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청년과 일자리 미스매칭 1
‘쉬었음’ 청년과 일자리 미스매칭 1
  • 안산뉴스
  • 승인 2023.12.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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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원 경기내일스퀘어안산 상상대로 센터장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고용률이 0.6% 오른 63.3%로 집계됐다. 1982년 7월 연간통계 작성 이후, 10월 기준으로 최고치라 한다.

그런데 일자리의 핵심으로 꼽히는 청년층과 제조업이 문제다. 15~29세 청년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 대비 8만2천 명이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는 지난해 11월에 5천 명이 줄어든 이후, 1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고용률도 청년층만 제자리걸음을 했다. 15~29세 고용률은 46.4%로 지난해 10월과 같았다. 청년 고용률은 지난 2월 45.5%로 0.4%포인트 감소한 이후 지난 9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30대(2.3%), 40대(0.5%), 50대(0.3%), 60세 이상(0.8%) 등은 일제히 고용률이 올랐다.

산업군 중에서는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취업자가 7만7천 명 줄어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구직 활동을 단념한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특정한 이유가 없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41만 명으로 전체 청년 인구의 약 5%다.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청년 쉬었음 인구는 2%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구직난이 심각했던 2020년을 지나며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청년들이 쉬는 이유로는 일자리 미스매칭이 꼽힌다. 통계청이 11월 1일에 공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서 15~29세의 경우 32.5%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라고 응답했다. ‘일자리가 없어서’라고 응답한 청년도 7.3%로 나타났다.

올해 7~8월에 안산시가 관내 거주하는 39세 이하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안산시 청년 일자리'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한 양상이다.

안산시 청년의 취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1위가 일자리 미스매칭(청년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부족 / 38.6%), 2위는 신규채용 인원 감소(전체적인 일자리 부족 / 27.7%), 3위 취업과 관련된 정보의 부족(17.8%) 순으로 응답했다.

안산시 관내 중소기업이 청년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낮은 임금과 복지수준(32.2%), 비선호 일자리(26.2%), 열악한 근무환경(19.3%) 등의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일자리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청년들이 괜찮은(좋은) 일자리라 생각하는 대기업, 공공부문, 제조업 등에서 제공하는 일자리의 규모는 매우 작다.

1・2차 노동시장 간의 이동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은 더 심해진다. 그 결과 청년들은 괜찮은 일자리로의 진입을 위해 경쟁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며 구직 기간도 장기화된다. 청년들이 구직난을 호소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구인난과 잦은 이직으로 인하여 미스매칭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MZ세대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코로나19와 맞물려 청년들의 직업과 일, 일자리에 대한 급속한 인식 변화를 가져왔다. 자율성과 워라밸을 지향하며 일을 통해 느끼고 부여하는 주관적 의미나 가치가 한층 다양해지고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많은 중소기업이 이러한 변화에 따라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에 있어 단순한 고용 여부에 치중하는 양적 측면에서의 실업 감소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떻게 고용되어 있는가’하는 질적인 측면에서 청년층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노동조건을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추구하는 청년층에게 일자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원하는 일자리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청년들이 생각하는 괜찮은(좋은) 일자리와 노동시장에서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각각의 청년과 괜찮은 중소기업 일자리 확대에 필요한 지원방안을 마련해 청년들의 고용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그래야 ‘쉬었음’ 청년의 수를 줄이고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를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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