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반달섬에서 살게 해 달라”
“우리집 반달섬에서 살게 해 달라”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4.01.23 16:59
  • 댓글 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5년 차 신혼부부이지만 내 집이 없어 아이를 못 낳고 있습니다. 아파트값과 부동산이 치솟고 있을 그 당시 반달섬에 생활숙박시설을 분양받았습니다.

무주택자의 경우 아파트 청약 점수가 최하 50점 이상이어야 하는데 실제로 20점 정도에 머물렀습니다. 아파트 분양은 청약 점수가 안돼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빌라의 경우 전세 사기다, 보증금을 떼였다 등등 온 나라가 시끄럽고 아파트 분양 시 20평형대가 5억 원대로 급상승했습니다. 아파트는 살고 싶고 2~3년 노력해봐야 당첨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생활숙박시설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생활숙박시설은 청약 통장도 청약 점수도 필요없고 주거가 가능하다고 해서 분양을 받았습니다. 아파트와 달리 가전기기와 각종 집기류도 풀옵션으로 설치해 주는 매력도 있습니다. 전입신고도 가능하고 실거주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타 지역에서 생활숙박시설에 전·월세로 이미 살고 있는 세대도 있었고 다른 지역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전입신고 출장서비스까지 해 준 걸로 전해 들었습니다.

생활숙박시설을 신개념 주거공간으로 개별분양하길래 분양받았는데 이제 와서 실거주 전입신고가 안 된다니 이게 웬말입니까. 법이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제발 우리집에 실거주할 수 있게 제도를 마련해 주세요.”

#2. “결혼 13년 차 아이를 둔 부부입니다. 현재 갖고 있는 아파트 분양 조건 자체가 안 되어 청약이 불가능했습니다. 아이는 커 가고 내 집은 갖고 싶고 주거도 가능하다고 해서 모델하우스를 구경갔었습니다. 생활숙박시설의 구조가 아파트와 똑같았습니다. 거기에다가 학교 셔틀버스까지 운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해서 분양을 받았습니다.

이제와서 분양받은 생활숙박시설에 실거주 전입신고가 안 된다니 아이 학교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답답할 지경입니다.”

#3. “정년퇴직 후 노후를 보내려고 시화호를 접하고 있는 반달섬의 생활숙박시설을 분양받았습니다.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맘 편하게 살려고 분양받은 생숙에 전입신고와 실거주가 불가능하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생활숙박시설이 숙박용 호텔과 주거형 오피스텔의 기능을 합쳐 원래 가정집과 같은 분위기의 호텔 수준의 외국 레지던스 개념으로 바닥 난방도 가능하고 아파트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분양받았습니다.

특히 시화호를 따라 자전거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고 노인과 가족들의 병원 연계 의료 서비스는 물론 필요한 거주자의 경우 저렴한 유료식사까지도 가능하고 생숙 단지 내 호텔 수준의 운동시설을 갖추고 있어 분양을 받았는데 ‘실거주 불가’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도대체 어찌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4. “아이들과 2억 원 정도의 전세를 살고 있는 40대 주부입니다. 내 집 마련이 꿈이지만 현실적으로 좌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동산 상승기에 아파트 분양가가 8억~10억 원을 넘어서는 것을 보면서 한숨만 나오더라고요.

주변에서 귀동냥으로 아파트와 구조도 같고 거주가 가능하다는 입소문을 듣고 생활숙박시설을 견학하고 이것이구나 싶었습니다.

생활숙박시설 30평형대가 5억 원대로 아파트 분양가보다 매우 저렴하고 5천만 원 가량의 옵션이 주어지고 어린이 등학교는 물론 호텔 수준의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기에 분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생활숙박시설에 실거주할 경우 매년 시가표준액의 10%를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하겠다는 겁니다. 그동안 생활숙박시설을 개별분양하도록 방관하고 있을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분양받은 사람들은 어쩌라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모두가 죽습니다.”

#5. “아파트 청약 조건이 까다로워 청약 자체가 불가능하고 전혀 기대도 안 하는 청년입니다. 요즘 MZ 세대들의 경우 자가소유가 매우 중요한 결혼조건입니다. 아파트 청약이 불가능해 은행 대출을 끼고 집 장만 후 결혼하려고 생활숙박시설을 계약했는데 실거주를 못하게 해서 결혼도 못하고 계약금도 날리게 생겼습니다.

분양형 호텔로 거주 시 최상의 서비스까지 가능하다는 말에 분양받았는데 강제이행금 얘기를 미리 알았다면 어느 누가 분양을 받겠습니까. 전입신고가 안 된다고 사전에 알았으면 분양 안 받았습니다.

건축법 시행령 개정 전이나 개정 후에도 현재도, 생활숙박시설 분양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분양자만 피해를 보게 생겼습니다. 억울합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주차장 조례 완화 등을 통해 용도변경을 해 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달섬이 전국 최대 규모의 생숙 집적단지로 알고 있습니다. 사회에 진출해서 처음으로 실현될 줄 알았던 자가소유 꿈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전국 최대 규모로 밀집돼 있는 반달섬의 생활숙박시설을 개별 분양받은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실거주 전입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다.

“생활숙박시설을 숙박용도로만 사용해야 된다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별 분양을 못하도록 막았었야 하지 않을까요. 정부의 일관성없는 부동산 정책이 결국 진퇴양난의 신개념 생활숙박시설이 생겨났는데 책임은 분양받은 사람들에게 떠넘기니 어찌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시화호 조망과 양질의 서비스 주거생활을 꿈꿨던 반달섬 생활숙박시설 수분양자들은 국토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실망이라며 하소연한다.

반달섬 생활숙박시설 수분양자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생숙을 허가해 놓고 실거주하면 금년 10월부터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이구동성이다.

가정집과 같은 분위기에 호텔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장려했던 국토부가 ‘숙박’이라는 단어 하나 들어 있다고 무조건 숙박만 하고, 아니면 강제이행금을 내라는 것은 탁상행정이라며 전향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파트형 오피스텔과 숙박용 호텔 개념을 혼합한 생활숙박시설의 경우 집에서도 호텔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아파트라고 홍보해서 분양받았고 취사 시설이 가능한데 소유자의 직접 거주는 안 되고 전·월세도 불가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수분양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생활숙박시설을 숙박으로만 사용할 경우 주변 호텔이나 모텔 등의 또 다른 민원제기 우려가 있습니다. 외국처럼 개인이 주거용으로 쓰면 오피스텔처럼 1주택으로 세금을 받으면 되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반달섬 생활숙박시설 수분양자들은 무조건적인 이행강제금 부과보다는 생숙을 허가해준 정부와 지자체가 고통받고 있는 실소유주와 거주자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숙 수분양자들은 대한민국이 상가는 물론이고 고시원도 전입신고가 가능하고, 하물며 비닐하우스에도 전입신고하고 사는데 레지던스인 생활숙박시설만 전입신고가 안 된다는 것은 전국 50만 명 이상의 생숙인들을 죽이는 졸속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생활숙박시설을 주거용이라고 분양할 때 정부와 지자체는 왜 어떤 제재도, 단속도 안했습니까. 수분양자는 죽이고 건설사와 위탁사 배불리는 무책임한 정책은 당장 집어치워야 합니다. 국토부도 레지던스를 주거시설이라고 했습니다. 결혼자금 쏟아붓고 아기 낳고 살고 싶습니다. 내 돈 주고 산 건물에서 내가 살고 싶습니다.”

국토부의 생활숙박시설에 대한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 2년 유예는 애당초 주차장 문제 등으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생숙 분양자들은 매년 이행강제금을 내야만 하는 정책이라며 생숙을 준주택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종승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손은식 2024-01-31 12:22:48
미래의 희망을 가지고 왔는데, 지금은 내년 완공 후의 모습을 생각하면 절망만 떠오릅니다. 직접적 비교는 그렇지만 함께 개발을 시작한 거북섬은 시흥시에서 매주 페스티벌을 열며 어떻게든 되살리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반달섬은 그런 모습조차 아예 보이질 않는거 같아 더 안타까워요!!!

한정귭 2024-01-24 18:07:14
반달섬이 아무도 살지 못하고, 시행사에 대한 소송만 난무하는 유령도시가 되느냐, 만여세대 안산시민이 거주하는 활기찬 도시가 되느냐는 안산시에 달렸습니다.
제발 국토부와 눈치만 보지 마시고, 제집에 제가 살게 해주세요.

신학현 2024-01-24 17:38:52
안산시는 수분양자대표 협의체랑 진중한 대화를 하셔야합니다
그 아름다운 도시가 흉물화됩니다
제발 대화를통하여 안산시민이 될수있게 해주셔요
건축법만 가지고 돌아서 앉아 있으면 않됩니다 서로 대화를해서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안산시의 발전을위해서
머리를 맞대어 주시기를 간곡히 청합니다

조미건 2024-01-24 17:26:38
반달섬 실정을 다시한번 살펴봐주세요~
대형생숙인 라군인테라스를 비롯해 생활숙박시설만 많습니다
이 많은 생숙을 허가해줘놓고 어떻게 실거주 불가라고 하는지요.
거주 못하고 숙박업만 하게 될 경우 생숙무덤이 될게 뻔합니다.

안산시민 2024-01-24 17:26:32
안산시는 거북섬을 제주도 관광단지인줄알고 건축허가를 내주었나봅니다ㅠ
도시 흉물로 전락할게 뻔한데 수분양자 입장에서 다시금 생각해줬음합니다
전정권 현정권 탓하며 눈치볼일이 아닙니다 안산시민이 되고싶다는데 왜 이를 외면하는지 답답하기가 그지없습니다
지금은 지자체 시대입니다
투기꾼으로 보지마시고 고분양가시대에갈곳없는 시민이 주거가능이란 분양업체의 홍보에 계약한것입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안산시민이 될수있도록 검토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