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MTV 반달섬 방치 안된다
시화MTV 반달섬 방치 안된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4.02.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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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레저 관광도시 계획 어디로 사라졌나?
민선시장 재임 당시 반달섬 프로젝트 실종
반달섬 활성화가 반월·시화공단 살리는 길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는 자연환경과 첨단산업이 함께 하는 21세기형 첨단 복합산업단지다.

한국수자원공사가 2002년부터 2023년까지 안산시와 시흥시 일원의 시화호 북측간석지 9.99㎢ 규모로 산업단지와 인구 1만4천 명이 거주하는 첨단·벤처업종 등의 지식 기반산업 중심의 연구개발과 유통 등의 지원기능과 관광·휴양의 여가 기능이 조화된 미래지향적 첨단복합단지로 조성됐다.

시화MTV는 수도권 첨단산업의 계획입지 제공으로 개별입지에 따른 난개발을 방지하고 주변 단지와 상호보완 기능으로 기업 경쟁력 제고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개발이익으로 시화지구 환경개선사업비 확보와 시화 지역 대기·수질 환경 오염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 추진됐다.

시화멀티테크노밸리 개발계획은 2001년 8월 고시(건교부제2001-222호)를 시작으로 2007년 8월 시화MTV 실시계획 승인과 공사 착수(건교부제2007-154호)에 이어 2010년 8월 국가산업단지로 지정 고시됐고 이후 8차에 나눠 준공됐다.

안산은 이로 인해 기존 반월국가산업단지 7천842개 업체는 물론 시화국가산업단지 2천777개 업체, 시화MTV 439개 업체, 반월도금일반산업단지 110개 업체 등으로 기업체가 1만1천168개로 증가했다.

시화MTV는 이후 대부분 공장용지로 공급됐고 관광·휴양의 여가 기능을 위해 시화호를 낀 안산구역은 국내 최초 인공섬인 반달섬이 만들어졌고 시흥구역은 거북섬이 각각 탄생했다.

안산구역의 반달섬은 2013년 8월 인공섬 6만8천㎡를 포함해 17만㎡ 규모의 부지를 한덩어리로 묶어 토지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 고시했다.

안산시는 민선 5기 당시 국내 최대 인공섬과 육지에 ‘반달섬 프로젝트’를 만들어 호텔과 컨벤션센터, 마리나리조트 등이 들어서는 문화관광 복합타운을 계획했다.

안산시는 ‘반달섬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일본과 국내에서 투자설명회까지 갖고 일본의 투자법인 쿠메&코드사와 1조2천억 원의 투자협약까지 체결했고 당시 경기도지사까지 나섰지만 결실을 맺지 못하고 행정력과 에너지만 낭비한 채 무산됐다.

반달섬 프로젝트는 허송 세월만 보내다가 투자협약을 체결한 일본 쿠메&코드사가 진척을 보이지 않자 토지 소유주인 한국수자원공사가 2017년 4월 안산 MTV 특별계획구역 반달섬 입찰을 통해 ㈜모다아울렛과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수공과 안산시는 해당 부지를 매각할 당시 반달섬을 요트와 카약, 카누 정박 시설을 갖춘 해양 레포츠 단지로 조성해 명실상부한 안산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개발사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었지만 이마저도 흐지부지되면서 성과가 없었다.

반달섬 프로젝트가 실종되면서 해당 부지를 통째로 매입한 모다아울렛은 이후 합병 등을 거쳐 MTV반달섬개발PFV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상업지역은 필지 분할을 통해 시행사들에게 분양됐다.

그 사이 안산시는 대부도 방아머리에 마리나항만을 개발하고 별도의 사업으로 시화호 내 반달섬에 해양관광 레저 시설 건설을 위해 스웨덴 SF-마리나그룹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며 300억 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1천400여 명의 일자리 창출을 홍보했지만 이 또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거창했던 반달섬 프로젝트 부지가 10여 년간 나대지 상태로 방치됐다가 반달섬 상업지역을 분양받은 시행사들이 새로운 정책에 따라 등장한 신개념 부동산인 생활숙박시설을 앞다퉈 신축하고 분양 열기가 뜨거웠었다.

안산시는 반달섬에 생활숙박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2021년 당시에도 민간 자본을 활용한 시화MTV 개발사업을 통해 3만 명의 일자리 창출과 첨단산업단지와 시화호를 품은 관광·레저 복합도시로 만들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팜 아일랜드’처럼 수도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반달섬과 시화호에 대한 호감을 갖고 생활숙박시설 등의 신축에 자본을 투자한 기업들과 수분양자들은 2021년 5월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생숙을 숙박업으로 용도를 한정하자 전국 최고의 생숙 밀집단지로 부상한 반달섬이 유령도시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국토부와 안산시가 제도 마련과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10여 년이 지나도록 방치됐던 반달섬이 민간 자본의 투입으로 반월·시화공단 활성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락가락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생숙 집적단지로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생활숙박시설의 실거주와 전입신고 불가 등으로 인해 수분양자들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생활숙박시설이 관련법상 소유주가 직접 거주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실거주를 기대하며 분양받은 이들의 경우 거주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잔금 대출 한도가 감정가의 50% 미만으로 떨어졌고 잔금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금융기관도 있기 때문이다.

시화MTV 반달섬에 가장 큰 규모로 신축 중으로 내년 5월 준공 예정인 힐스테이트 라군인테라스 1차의 수분양자협의회는 이달 20일 안산시청 앞에서 생활숙박시설을 분양받은 이들을 부동산 투기꾼으로 내몰지 말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켜 달라며 실거주와 전입신고를 위한 오피스텔처럼 준주택으로 인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정부의 아파트 규제 강화로 생활숙박시설이 등장하면서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대출 제한도 받지 않고 전매제한 규제도 없자 생숙을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은 갑작스런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갈 길을 잃게 되면서 목소리가 커지게 된 것이다.

생숙 수분양자들은 관련 법규 미비로 숙박시설을 사실상 주거형으로 허가해 줌은 물론 개별 분양을 허용한 이후 실거주 문제점 등이 드러나자 시행령 개정으로 대응하면서 곤경에 빠졌다.

생숙 허가권자인 자치단체도 관련법에 따라 건축허가를 해준 이후 실거주 시 금년 말부터 정부의 강제이행금 부과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제도적인 문제라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대응하고 있어 수분양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반달섬 수분양자들은 주택 청약이 불가한 이들이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아 이미 준공된 생활숙박시설에 전입신고를 하지 않고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안산시가 계획했던 반달섬 프로젝트처럼 흐지부지 방치할 경우 유령도시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는 지적이다.

반달섬 내 준공된 생활숙박시설의 경우 위탁사를 끼고 일부 세대가 사실상 실거주하고 있지만 전입 미신고로 자녀 학교문제는 물론 쓰레기 문제 등이 속출하고 있어 안산시가 문제 해결을 하려는 적극 행정 의지가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안산시가 당초 반달섬 프로젝트를 만들어 민선 시장이 세 번이나 바뀌면서 10여 년이 넘도록 개발계획을 추진해 왔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후 그나마 민간기업이 생활숙박시설 신축을 통해 활성화 기반을 마련한 만큼 시기를 놓쳐 유령도시로 전락한 후에 집단 민원 등으로 후회하지 말고 생숙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 수분양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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