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관리
도시 관리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9.04.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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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발행인 / 대표이사

반월산업단지를 만들면서 안산은 호주 캔버라시를 모델로 계획된 도시다. 계획도시 안산은 주거지역과 공단지역을 자연적인 산으로 분리시켜 쾌적한 전원공업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로 시작됐다.

시흥군(始興郡)에 속해 있던 안산지역은 1976년 시흥군 수암·군자면과 화성군 반월면 일대가 반월신공업도시로 조성되면서 해마다 인구가 증가했다.안산은 1986년 1월 1일 시 승격과 함께 안산이란 옛 이름을 되찾아 부르고 있다. 이후 1994년 12월 화성군 반월면 일부와 옹진군 대부면 전체가 편입된데 이어 1995년 4월 시흥시 화정동 일부와 장상·장하·수암동이 편입돼 현재의 안산시가 됐다.

하지만 반월공단 조성을 시작으로 자연마을을 밀고 바둑판 모양의 깔끔한 도시를 꿈꾸며 출발했던 안산은 얼마 가지 못해 전원공업도시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 잘못된 도시계획 때문이다. 유럽 스타일은 넓은 땅을 바탕으로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공업지역을 명확하게 구분한 계획으로 도시를 설계하고 꾸며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뒤섞이며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삶의 형태다. 당연히 유럽식 도시계획 개념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삶의 구조다. 일반 단독택지는 다세대와 다가구주택이 무자비하게 들어섰고 도로변을 중심으로 무허가 음식점이 수 천 개 난립하면서 도시 관리가 엉망진창이었다. 누구의 책임이랄 수도 없었다. 결국 행정과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 초기 당시 의회가 두 손을 들었다.

조례 제정 당시 도로변에 붙은 땅과 주택가에 합법적으로 음식점을 할 수 있도록 바꿨다. 도시계획 개념이 무너지면서 일상생활의 기본이랄 수 있는 기초질서 개념도 무너졌다. 주택가와 도로변에 간판이 무질서하게 난립했고 소음은 물론 음식쓰레기 냄새와 공단 악취까지 도시 전체를 괴롭혔다.

민선시대를 맞이하면서 도시 관리는 더더욱 법과 멀어져 갔다. 선출직 시장은 유권자의 표를 의식해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안산의 도시 관리 현주소다.

안산은 이번 주에 큰 행사를 치렀다. 416 세월호 5주기 행사다. 외지에서 수많은 손님이 찾아왔다. 5월은 4일부터 6일까지 안산문화광장 일원에서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열린다. 이어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경기도체육대회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가 각각 열린다. 외래 관광객과 체육인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4월과 5월에 대외적으로 커다란 행사가 열리는 탓인지 도시가 깔끔해졌다. 움직이는 청소차도 보이기 시작했고 도로 재포장하는 사업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시를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한 의지가 보이니 다행이다. 문제는 큰 축제와 대회가 끝난 이후부터다. 현재와 같은 깨끗함이 항상 유지되면서 난립해 있는 간판까지 정비되어야 품격 있는 도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현재 느끼고 있는 안산을 평가하는 일은 시민 누구나 가능하다. 도시의 문제점도 대다수가 알고 있다. 선출직이나 공무원, 시민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의 틈을 메우는 것은 반복이다. 명품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깨끗한 도시 관리를 반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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