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이 순환되는 마을
자원이 순환되는 마을
  • 안산뉴스
  • 승인 2019.08.2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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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철 우리동네연구소 퍼즐 협동조합 이사장

최근 기후 변화로 기상이변이 생겨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고 피해가 속출하여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발칸반도에 대홍수가 발생하여 수 조원의 피해가 나고, 1년 내내 온화한 중동지역에 폭설이 내리기도 한다. 어느 지역은 오랜 세월 가뭄과 더위로, 추위와 폭설로 고통 받기도 한다. 심각한 것은 많은 인명 피해와 함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적도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현상 때문으로 방치할 경우, 농업 생산성이 줄고 바다가 산성화해 물고기가 살 수 없게 될 거라는 것이다.

인구 대비 소출이 줄고 물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기근으로 인해 국가 간, 지역 간 분쟁과 혼란이 올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플라스틱으로 대변되는 1회용품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분해되지 않는 쓰레기가 쌓이고, 한정되어 있는 자원을 과소비 하면서 현재는 물론 후손에게 푸르고 풍요로운 삶을 물려주고자 하는 것은 모순이다.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화석 연료 등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많이 만들수록 환경이 오염되어 지구 온난화가 빨라질 것은 자명하다. 위기의식 없이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암울한 미래를 맞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필자의 마을도 고심 끝에 자원을 버리지 않고 서로 나누는 장터를 비롯해 쓰레기를 분리하여 재활용하는 캠페인, 내 집, 내 점포 앞에 쓰레기 버리기와 배출 지정 수거일 홍보,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요령 등 자원이 순환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큰 걸음을 시작했다. 단순히 캠페인이 아니라 공동체성을 바탕으로 주민이 열심히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개선해가는 사례를 만들어 보고자함인데 다행히 국내외 사례들이 많아 잘 배우고 익혀 일동의 특성에 맞는 자원순환 마을을 만들어보고 싶다. 전에는 쉽게 생각했던 자원을 절약하고, 깨끗이 사용하여 다시 활용하는 데 동의하는 주민들이 많아질수록 좋은 결과치도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전체 직능단체와 마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단체들의 협의체인 일동주민협의회를 중심으로 전문가의 교육과 선행지역 벤치마킹, 100인 원탁토론회, 쓰레기 분석, 모니터링과 장터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빌려온 미래’라는 슬로건 아래 쓰레기와 자원순환의 접근을 고민하고 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마을을 돌아보며 쓰레기 유형을 분석하고, 버려지는 것들을 이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어쩔 수 없이 써야하는 경우 분리 배출해서 재활용하는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대해서도 공부했고 마을에서 자원순환의 실행 방법까지 찾고 있다.

며칠 전 의미 있는 만남이 있었다. 계기가 된 것은, 청소 업체에서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하지 않고 한 차에 실어 간다는 민원들이 있었고 실제 여러 주민들의 목격도 있어서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주민들은 재활용을 하기 위해 설거지를 하고 말려서 내놓는 정성을 들이고 있는데 일반 쓰레기로 가져가니 화가 난다고도 했다. 단순히 민원으로 해결할 수도 있었으나 일동 주민들은 담당자와 행정, 수거업체와 주민들이 모두 만나 대화해 보자는 제안을 했고 모두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어색할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좋은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분리수거 하는 과정에서 정해진 시간에 내놓지 않는 재활용 쓰레기로 인해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쓰레기가 쌓이는 경우가 많아 부득이 수거했다는 것과 대안을 찾아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일동의 쓰레기양이 많아 2일 수거로는 부족하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여 수거 일자를 늘리기로 하는 성과도 있었다. 1996년부터 일동을 담당하신 감독관의 경험 공유, 자원순환과의 지원 약속도 받았다. 만나면 길이 보이고 해결방법도 나온다는 것을 세삼 느꼈다. 품은 들고 힘들겠지만 우리 후손들에게 깨끗하고 쓰레기 없는 마을을 물려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또 다시 도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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