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대부도에 천지가 있다
안산시 대부도에 천지가 있다
  • 안산뉴스
  • 승인 2019.12.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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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옥 한반도문인협회 회원

어느 날, “이번에 부녀회에서 단풍마중 가는데 같이 갑시다.”라며 부녀회 회원들이 나를 부른다. 나는 이사 온지 이제 석 달이 되었다. 이웃과 친밀하게 지내기 위해서는 좋은 기회였다. 그리하여 부녀회에 가입하고 야유회도 다녀왔다.

야유회 한번 다녀오고 나니 회원들과 스스럼없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나는 몇몇 회원에게 “대부도에 천지가 있다는데 혹시 알고 있어요?”라고 물었다. 모두들 모르는 눈치였다. “대부도에 천지가 있다고? 금시초문인데?” 그들도 나처럼 천지가 어디에 있는지 매우 궁금해 했다. “그럼 별일 없으면 당장 천지 답사 한번 갑시다!” 사실은 나도 안산시 문화기획학교 문화재활용방안 워크숍이 있어 천지를 알게 되었다.

나는 지인 몇 명과 탄도항 근처에 있는 대부도 천지(대부광산퇴적암층) 답사에 나섰다. 누구도 길을 모르니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147-1이란 주소를 찍고 자동차 네비게이션에게 부탁했다. 난감하게도 네비게이션은 반응이 없다. 한 회원이 “탄도가 선감동이니 탄도까지 무조건 가보자,” 역시 예측이 맞았다.

캠핑장을 지나 탄도항 고개를 넘어서는 순간 도로가에 탄도마을이라는 비석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리고 대부광산퇴적암층이라는 도로 표지판도 버젓이 가리키고 있었다. 그동안 수 없이 다녔던 길이었는데 관심 없이 다니니 표지판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탄도마을이라는 산길로 들어서니 천지전망대 표지판이 보였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고, 전망대 오르기까지는 약간의 가쁜 숨을 내쉬어야 했다.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하니 사방이 뻥 뚫려 시야가 매우 넓다. 한쪽 편에는 탄도항 풍력발전소와 누에섬. 그리고 전곡항과 제부도까지 광활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반대편에는 대송습지, 시화방조제 그리고 대부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빼어난 경치를 벗 삼아 걸을 수 있는 산책길도 마련되어 있어 운동도 되고 일석다조였다.

안산의 탄도항과 화성의 전곡항 그리고 제부도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그러나 대부도 천지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같이 간 일행들은 한결같이 “다음에는 간식 싸 가지고 와서 마음껏 즐기고 가자”고 한다. 그래서 내가 한마디 했다. “오늘 내가 운동도 시켜주고 시방이 탁 트인 조망도 보여주고 천지도 구경시켜주었으니 기분 좋지? 역시 대부도는 보물섬이야,”

다음날 대부광산퇴적암층 현장실습이 있었다. 주민디자인 30명은 안산시내에서 단체버스로 왔다. 대부도에서 사는 나는 직접 현장으로 찾아갔다. 현장실습에서 우리는 문화재적 가치를 살피고 묻고 장소에 얽힌 이야기도 들었다. 문화단지로 조성하는데 내 아이디어도 반영이 되니 미래에 청사진을 그려보란다. 모두들 자부심이 매우 컸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은 엄마와 함께 참여한 초등학생들이 있었다. “엄마, 문화단지를 어떤 디자인으로 꾸며볼까? 어린이들이 좋아하도록 그려보고 싶어,” 엄마와 함께 머리를 짜내고. 미리 조감도도 그려보고.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모습이 이채롭고 주인의식이 뚜렷했다. 그렇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보면 뜻하지 않은 기발한 발상이 나오기도 한다.

대부광산퇴적암층은 중생대(백악기시대)의 퇴적암층이다. 백악기말에는 피자식물들이 번성했고 파충류 동물들은 이미 이전에 존재했다고 했다. 1999년 암석 채취 중 23개의 중생대 초식공룡 발자국과 식물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대략 일억 년 전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이 일대가 호수였으며 초식공룡의 서식지로 추정된다고 했다.

우리는 잠시 타임머신타고 일억 년 전의 화석공룡 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눈으로 남기는 것은 유통기간이 짧아 사진으로도 남겼다. 그리고 천지에는 지금도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고 했다. 과연 어떠한 종류의 물고기가 살고 있는지. 천지의 수위는 어느 정도일지. 매우 궁금했다.

대부광산퇴적암층은 복합문화관광단지로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인근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들이 있어 연계해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돋보이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안산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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