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논리에서 자각해야 할 때
진영논리에서 자각해야 할 때
  • 안산뉴스
  • 승인 2020.01.0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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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학연구원 학술연구센터 소장

2020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유난히 진영논리에 빠져 사실과 정의가 왜곡되었던 2019년, 신년 벽두부터 JTBC 한마당에서 ‘한국 언론 어디에 서 있나’의 주제로 2019년의 핫이슈가 전면에 소환되었다. 토론회는 같은 진영 사람들끼리의 격돌이었는데 특히 진중권 교수와 유시민 작가의 설전이 시종일관 점입가경이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해 우리사회에 언론, 정치에서 두드러진 현상을 토대로 한국사회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고찰이기도 했다.

최근 한국사회의 독특한 현상은 진영에 속한 다수의 국민이 과거 우리사회에서 경험하지 못한 진영논리에 매몰돼 있다는 것이다, 상식선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보다는 ‘우리’라는 틀에 갇혀 자신들의 반대되는 의견엔 무조건적이며 무차별적인 집단공격을 자행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토론회에서 진중권 교수는 유시민 작가가 알릴레오를 통해 자기 진영을 편향적으로 선동하고 있다며 사회적 책임을 묻는다. 이에 유시민 작가는 당당하게도 자신의 편향성을 인정하며 이를 소비자의 욕구해소 차원으로 당위성을 주장한다. 참 우려스럽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내고 차기 대통령 후보군에도 회자되고 있는데, 상식에서 벗어난 괴변을 주장하며 양극으로 국민을 가르고 반목에 선두한다. 그러면서도 전혀 문제의식이 없으니 사회적 윤리의식과 추구하는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다.

방송 이후 다양한 평가가 있겠지만, 필자는 시청자 앞에서 토론자 간 잘못된 사실을 반박하고 그에 따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었다고 본다. 그동안 일반인 정서와 양심에 위배된 유시민 작가의 말들을 텍스트로 접하면서 분노와 함께 진위여부가 궁금했는데, 토론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당사자의 몸짓, 표정이 담긴 언어로 전달받으니 확연하게 그의 생각을 가늠할 수 있었다. 애초 잘못된 판단으로 이 지경까지 왔는지, 아님 지향하는 목적을 두고 전략적으로 주장해왔는지, 이 시점에서 심도 있게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조국의 영장판사는 그가 법치주의를 후퇴시켰다고 했다. 필자는 조국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유시민의 당위적 진영논리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장집 고려대(정치학) 명예교수는 오늘의 한국 정치는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이고 이는 정치적 양극화에 있다고 단언했다. 한국의 중요 정치인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통치체제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게다가 386은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를 잘못 이해했다고 따끔하게 지적한다. 자유 민주주의는 사상과 언론의 자유, 다원주의 허용이라고 하며, 진영사이의 불소통, 같은 진영 내 이견과 비판의 불허용, 여야 국회의원이 ‘자기검열’로 전체 국회의원이 정당 내 한목소리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은 민주주의의 잘못된 이해라고도 했다.

새해엔 자기진영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 전체를 위한 정치를 해야한다. 아니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유지·보존하기 위한 정치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어 노동자로 전략한 다수의 국민이 힘겹게 살아내고 있다. 또 정치적 양극진영에 속하지 않고 침묵하는 중간진영 국민의 목소리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집권한 정치권은 이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임을 차제에 재고해 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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