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은 없다
19금은 없다
  • 안산뉴스
  • 승인 2020.01.0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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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미 안산청년네트워크 운영위원

지난 12월 27일, 만 19세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내용이 포함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그동안 18세 선거권 보장을 외쳐왔던 청소년들은 더 이상 ‘19금은 없다’며 환영했다. 정치에만 있던 19금이 사라지고, 의무만 있던 청소년들이 작게나마 권리도 가질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된 것이다.

이제 만 18세가 되면 취업, 운전면허, 결혼을 넘어 투표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만 18세가 되면 국민의 4대 의무인 근로, 납세, 국방, 교육의 의무뿐 아니라 투표할 권리도 가지게 되었다.

우리의 선거법 개정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는 모두 만 18세 투표권을 갖게 되었다.

올해 총선에서 투표권이 부여되는 18세 유권자는 53만명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고3에 해당하는 학생은 5만명 정도. 나머지는 이미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왔지만, 투표권이 없었던 유권자들이 대부분이다.

“청소년 때는 정치 같은 거에 관심 갖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하더니, 성인이 되고나니 왜 정치에 관심이 없냐고 해요. 청년들이 이기적이어서 정치에 무관심한 거라고.”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만났던 한 청년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일각에서는 교실이 정치화 되고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잘못된 선택을 할 거라고 한다. 그럼 도대체 이 청년들은 정치를 어디 가서 언제 배워야 하는 걸까.

나는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에 재질문하고 싶다. 학교에서 정치를 안배우면 어디 가서 배우냐고. 교실은 왜 정치화 되면 안 되냐고.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은 누가 정한 것이냐고. 그렇게 성숙해서 지금의 미성숙한 정치 환경을 마련한 것이냐고.

우리가 미성숙하다고 일컫는 청소년들이 지금의 선거법 개정을 마련해냈다. 지난 박근혜 퇴진 촛불의 중심에 청소년들이 있었다. 과거 민주주의를 만들어 온 과정에 청소년들이 있었다. 최근 환경문제에 관한 청소년들의 관심은 뜨겁다. 미래를 살아갈 이들이 바로 청소년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살아갈 미래에 대한 결정에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

나는 우리의 학교가 적극적으로 정치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은 관심을 갖지 말라고 말하는 정치가 사실 우리사회의 대부분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고작 사회과목에 몇 챕터가 전부인 지금에 청년들이 사회에 나와 당혹스러움을 겪게 되는 것 역시 당연하다. 학교가 보다 정치를 가볍고, 재밌게 가르치고 배우기를 바란다.

청소년들은 말한다. 만 18세 선거권은 늦은 시작일 뿐이라고. 청소년의 정당 가입 및 활동, 피선거권 인하 등 청소년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말이다. 청소년들은 이미 19금 너머를 보고 있었다. 새해 2020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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