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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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뉴스
  • 승인 2021.10.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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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발행인/대표이사

소수의견으로 차별에 맞서 미국의 세상을 바꿔 온 역대 두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 ‘루이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있다.

법률가로서 평등을 향해 일생을 꿋꿋하게 걸어온 그의 어록이 담긴 ‘긴즈버그의 말’이 2년여 전 우리나라에 출간되기도 했다.

긴즈버그는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지명으로 미국 연방대법관이 됐다. 긴즈버그의 연방대법관은 ‘샌드라 데이 오코너’가 1981년 여성 대법관으로 처음 지명된 후 역대 두 번째다.

긴즈버그는 50여년 전부터 법률가로서 젠더 차별 관련 소송 사건들을 맡아 판례를 바꿔나가는 전략으로 소수의견을 내며 차별을 개선해 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연방대법관에 오른 후 연방정부 대 버지니아 사건으로 알려진 남성 입학생만 받던 버지니아군사대학교에 여성이 지원할 기회를 최초로 여는 판결을 내렸다.

그런가 하면 남성 동료보다 임금이 적었던 여성 노동자를 위해 반대 의견을 작성한 레드베터 대 굿이어타이어사 일화로도 유명하다.

긴즈버그는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이 다수 임명된 상황에서도 진보적 의제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고 1년에 다섯 번의 소수의견을 내면서 대법원 내 ‘최다 소수의견’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미국 연방대법관 긴즈버그는 “법원에 대한 비판에 분노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깊이 생각해야 한다. 종신 임명직인 판사에게 합리적인 비판은 특히 중요하다. 겸손과 자기 의심이라는 건전한 태도를 판사석에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던졌다.

‘차별을 겪어본 사람은 타인이 겪는 차별에 공감하기 쉽다’는 긴즈버그는 ‘올바른 동시에 단단한 의견을 내는 것이 한결같은 나의 목표다’라며 법관으로서의 책무를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수의견으로 조금씩이라도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한 인물이 있는가 하면 권순일 전 대법관처럼 부귀영화를 꾀하려다 들통나니 어처구니가 없다.

권순일 전 대법관은 퇴임 후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을 유지해 논란이 일자 지난해 10월 퇴임했다.

그뿐 만이 아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2심 유죄 판결을 교묘하게 뒤집어 무죄를 받아내는데 기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법관 퇴임 이후에는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근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성남 대장동 개발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화천대유로부터 월급을 꼬박꼬박 받아왔다니 더더욱 놀랍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건에 등장하는 권순일 전 대법관을 보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부끄러워하지 마라.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는 외로운 목소리가 되지 않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라.’는 소수의견의 대명사 ‘긴즈버그’ 어록이 뇌리를 스쳐감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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