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도시에 문화를 융합하겠다”
“숲의 도시에 문화를 융합하겠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1.11.16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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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 민선6기 안산시장

주요 프로필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환경부 소속/현)

-사단법인 도시인숲 이사장(현)

-한국생태관광협회 회장(현)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전)

-17대 국회의원(안산단원을)

민선 6기 안산시장과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제종길 전 시장이 내년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치인으로서 휴식기를 가졌던 제 전 시장은 그동안 전국 230여 개 기초자치단체가 모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며 자치분권과 재정 분권은 물론 인구소멸과 복지문제 등에 걸쳐 더욱 폭넓게 공부했다.

제 전 시장은 민선 6기 시장 퇴임 이후 현재까지 ‘사단법인 도시인숲’ 이사장으로도 활동해오면서 ‘도시+사람+숲’을 연결하는 생태환경 중요성을 알리며 안산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오고 있다.

최근 환경부 소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받으며 환경전문가로 인정받은 제 전 시장은 안산시장 재임 시절 추진했던 ‘숲의 도시’ 브랜드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에 위치한 숨쉬는 도시이자 꿈의 도시로 불리는 세계적 생태도시인 ‘꾸리찌바’를 세 차례 정도 방문하고 안산의 비전을 세웠다는 제 전 시장이다.

그는 하지만 숲의 도시 위에 문화를 융합시켜 창조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시책을 기획만 해놓고 실행을 못 시키고 물러나 아쉬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안산은 다른 도시에 비해 정주의식이 부족하고 미래비전 설정과 실행전략이 절실한 만큼 선한 정치세력이 모여 도시의 병리 현상을 고쳐나가고 싶다는 제 전 시장을 현장 인터뷰했다.

-6기 민선시장 퇴임 후 ‘사단법인 도시인숲’ 이사장을 맡았다.

“‘사단법인 도시인숲’은 ‘도시+사람+숲’의 합성어다. 안산을 숲속의 도시로 만들어가기 위한 지속적인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었다.

생태환경과 숲의 중요성을 인식한 안산지역 사람들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2019년 2월 출범했고 140여 명의 회원이 회비를 내며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매월 강연과 생태여행을 통한 활동을 1년여 정도 해왔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현재는 멈춘 상태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선포한 상태여서 생태여행 나들이를 가까운 시일 내에 재개할 계획이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직도 수행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전국 230여 개의 기초자치단체 현역 시장, 군수, 구청장들의 모임이다. 이익단체는 아니고 기초 지자체의 연합체 성격이다.

기초 지자체는 광역 지자체의 부당한 요구 시 단일 기초 자치단체가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가 없다.

법률 제정 시 광역 자치단체 위주로 흘러갈 경우 공동 대응하고 재정 분권도 광역 지자체 위주를 지양하고 기초 지자체가 직접 받기를 모두 원한다.

지방자치법 제정으로 자치분권 시대이지만 국가가 지방정부 소유 토지를 수용하게 돼 있어 LH가 도시개발을 할 경우 도로, 환경, 교통문제 발생에 따른 문제 해결과 합당한 요구를 이 협의회가 공동 대응한다.

이 협의회에서 일하면서 자치분권은 물론 재정분권, 인구소멸, 복지문제 등의 업무를 처리하면서 공부도 많이 했고 나름대로 행복했다.”

-최근 환경부 소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됐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1992년 6월 지구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들이 악화돼 가는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지속 가능한 개발과 지구 동반자 관계(Global Partnership)를 약속하면서 지속가능발전이 화두가 됐다.

우리나라는 김대중 정부 시절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대통령 직속 기구였다. 이명박 정부 당시 녹색성장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환경부 소관으로 바뀌었다.

최근 탄소중립위원회가 생기면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환경부장관의 위원장 수락 요청 승낙 후 인사검증이 3개월여 정도 걸렸다. 지속가능 위원 임명장은 대통령 명의로 되어 있더라. 지속가능발전의 업무가 국가의 중대사이기 때문이다.

비상임 위원장이지만 국회에 발의된 ‘지속가능발전기본법’ 제정에 힘써야 하고 지속가능발전 목표도 만들고 국제기구와 협력업무 복구 등의 일을 해야 한다.”

-민선 6기 안산시장 재임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라면.

“‘숲의 도시’다. 안산은 계획도시로 출발했지만 국가공단 배후도시로 조성되면서 하수종말처리장조차 없었고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이 세계적인 수준까지 악화됐었다. 그로 인해 도시 이미지가 최악이었다.

악취와 오염의 대명사로 불리던 안산의 숙명을 ‘숲의 도시’로 브랜드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임 시장들이 시정구호를 ‘전원공업도시’내지는 ‘생태환경도시’라고 불렀더라.

숲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밑그림으로 도시계획과 비전을 세웠다. 기존의 ‘도심 녹지율 전국 최고’ 장점을 살리고 나무를 추가로 심어가며 시민에게 알리고 안산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나무심기와 꽃나무심기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경기도에서 폭염지수가 가장 낮은 도시가 됐다.

세부적으로 유휴지를 시민에게 필요한 공간으로 만들고 간척지를 포함해 안양보다 큰 면적의 대부도를 5만 명 규모의 해양관광도시로 계획했고 도시가스도 공급했다. 전해철 국회의원의 협조로 인천발 KTX를 유치했고 지지부진했던 신안산선 철도망을 연결했다.

사동 90블록 아파트 신축과 재건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재건축조합들이 반발했지만 도시 활성화 시너지효과를 거뒀다.”

-안산시장 임기 중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숲의 도시와 문화를 융합하면 창조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는데 실현시키지 못해 너무 아쉽다. 숲의 도시는 어느 정도 기틀을 잡았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문화를 접목하는 시정을 펼치지 못했다.

초지역세권을 ‘아트씨티’로 만들려고 했던 이유다. 초지역은 철도 3곳이 연결되는 트리플 역세권으로 부상했다. 유휴지도 있다. 화랑유원지도 연결돼 있다. 서울예대의 일부 캠퍼스 이전문제도 검토했었다.

현재의 서울예대와 단원 김홍도와 성호 이익 선생의 실학사상, 경기도미술관 등등의 지역 문화와 숲의 도시를 융합할 경우 ‘창조적인 일’이 생길 수 있다.

해양수산부와 대부도 요트사업을 기획만 해놓고 실행하지 못했다. 시화호 뱃길과 대부요트항을 연결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시화호 뱃길은 대부도를 관광도시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안산의 복지체계를 마무리해서 사각지대를 없애는 일도 완성하지 못해 아쉽다.”

-안산시장에 재도전하려는 이유가 뭔가.

“안산시민과 미래세대는 누구나 이 지역에 이사 와서 꿈을 실현하고 행복하게 살면서 삶의 질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한 지역에서 20~30년 살고 있는 도시가 내 도시다. 그 정도면 정주의식을 가져야 한다.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도시의 미래비전과 문제점은 물론 병리 현상을 고쳐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의 정체성과 비전 설정, 실행전략이 필요하다. 경제를 살리는 일도 마찬가지다.

미래세대가 살고 싶어하는 도시로 만들어가려면 ‘숲의 도시’ 위에다가 ‘문화’를 반드시 덧씌워야 한다.

숲의 도시를 완성하면 시민들의 폭력이나 분노지수는 낮아지고 학생들은 정서도 좋아지고 학업성적도 높아진다.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어 나갈 MZ 세대의 경우 국내 문화시장을 주도할 만큼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숲의 도시와 문화를 결합해야 하는 이유다.

민선 6기 시장 재임 시절 이루지 못한 일들을 하기 위해 재도전한다. 선한 정치집단이 모였으면 좋겠다.”

-안산시가 비전이 없고 인구감소 등으로 시정 전반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람이 건강해도 주기적으로 건강을 진단해야 하듯이 도시도 진단을 해야 한다. 개인이나 가정이나, 기업이나, 자치단체나 마찬가지다.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기초 자치단체를 제대로 이끌려면 무엇보다도 ‘비전 설정과 실행 의지’가 중요하다. 비전 설정과 실행 의지를 갖기 위해서는 정책 입안자들의 ‘엄청난 학습’이 필요하다.

안산의 인구감소는 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일시적인 착시현상이다. 일자리 문제로 젊은층 인구가 빠져나가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MZ세대를 포함한 젊은층은 재미가 있어야 거주한다.

안산의 인구는 향후 80만 명에서 9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외국인 실제 거주 인구가 8만여 명에 이른다. 이들을 안산 인구로 담아내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 주거정책이나 임대주택 문제 등에 포함시켜야 하고 도시재생과 도시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수년 전부터 마을공동체 활동이 활발해졌고 일동은 전국의 벤치마킹 마을이 됐다.

“지방자치를 하고 있다고 선진국은 아니다. 주민들이 스스로 삶을 결정하고 살아갈 수 있어야 진정한 지방자치다. 지방자치법도 그런 취지로 가고 있다.

지방자치는 마을 자치로부터 출발한다. 마을 주민이 리더를 선택하고 스스로 예산도 정해야 한다.

시민 모두가 행복하게 살려면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고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마을공동체 활동이 지혜롭게 정착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가 도와야 한다.”

-안산을 제대로 이끌어나갈 지역 인재가 없다는 여론이 높다.

“결국은 사람이다.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브라질 남부 파라나주의 ‘자이메 레르네르’ 주지사가 꾸리찌바를 꿈의 도시로 만들었다. 꾸리찌바를 세 번 방문했다.

꾸리찌바가 세계적 생태도시로 탈바꿈한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시정연구와 도시계획’을 함께 수행하는 ‘민관 합동 방식’의 ‘도시계획연구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꾸리찌바는 대중 교통망 인근에서 모든 사무를 볼 수 있도록 도시를 설계했다. 서울의 중앙차로도 꾸리찌바에서 벤치마킹한 것이다. 쓰레기처리장 운영방식이나 두 칸짜리 버스는 물론 공단을 푸르게 해서 활성화한 점도 모두 꾸리찌바가 전파했다. 결국 꾸리찌바 시민은 도시계획연구소 출신이 후임 시장으로 선택됐다.

시장 재임 시 경기테크노파크 내에 도시계획 전문인력과 미래연구인력을 모집해 산업경제혁신센터를 만든 이유다. 현재는 없어졌다. 아쉽다.”

-차기 민선 안산시장은 어떤 능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대부분 리더에게 강력한 카리스마를 원한다. 4선 연임에 성공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은 ‘안정감과 냉철함을 갖춘 조용한 카리스마’다. 재선에 성공한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이다.

메르켈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 등이 현대 정치사의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은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현장경험도 풍부해야 하고 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솔선수범하면서 강제적 청렴성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다. 리더의 권한을 위임하고 강제적 청렴성을 가지려면 물질욕이 없어야 한다. 권한을 위임하려면 청렴해질 수밖에 없다.”

-차기 안산시장의 책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도시의 비전을 세우고 시정을 진단하는 책무에 게으르면 안 된다. 시장 임기가 4년이므로 다시 점검하고 진단하고 비전을 세워 순응적 관리를 해야 한다.

전임 시장이 해온 시정을 잘 살피고 다시 고치던가, 아니면 새로운 비전을 세우던가 해야 한다.

당당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 복지 챙기고 서민이 편안한 도시 만드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안산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안산은 잠재력이 큰 도시다. 푸른 자연과 문화의 맥이 내려오고 있다. 관내에 5개 대학이 있고 한호전이나, 서울예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등은 세계 일류급 대학이다.

1만여 개 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도 있다. 일자리가 꾸준히 있다는 얘기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안산은 바다와 강, 호수가 있다. 바다는 경기도에서 가장 넓다. 대부도는 안양 면적보다 넓다. 진흙 구슬이 널려 있다. 흙을 닦고 꿰는 일은 시민들이 함께 해야 한다. 안산 시민이 이제는 주인이다. 미래세대에게 당당히 물려줄 수 있는 도시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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