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로 넘어온 숙제
새해로 넘어온 숙제
  • 안산뉴스
  • 승인 2022.01.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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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삼 (미래창조경영연구원장)

훗날 로로나19의 공포에 떨었던 해라고 오롯이 규정될 2021년도가 저물었다. 낙목한천 찬바람 심히 부니 코로나19 때문에 그러는가. 흐르는 세월에 떠밀려 세밑으로 들어가는 한 시절의 뒷모습이 허허롭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일 년 동안 우리 필부필부는 어떤 것을 이루었으며 무엇을 미결로 남겼을까. 개인적으로 우리가 만난 사람들은 누구였으며 그들로 인해 우리는 얼마나 더 행복해졌을까. 우리와 헤어진 사람들은 또 누구이며 그들과의 이별로 인해 우린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나의 실언으로 인해 마음 상했을 내 선배는 지금쯤 노여움은 다 풀었을까. 반대로 나에게 끝없는 ‘중상과 욕설’로 괴롭힘을 주었던 사람은 지금 어디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과 많은 일들을 뒤로 하고 한 해의 끝자락에 오니 지나간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치고 스치는 장면마다 남는 것은 후회다. 연초의 다짐이 무색하다. 그 후회 8할은 새해로 넘긴다.

우리 국가나 사회가 미해결로 남겨놓은 것은 무엇일까. 우리 생활을 옥죄는 가장 크고 무서운 코로나19가 잡히지 않고 계속 내년으로 연장된다. 2019년 중국에서 탄생하여 창궐했으니 며칠만 있으면 햇수로 3년차가 되는 묵은 바이러스 세균 덩어리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지가를 올린 자신의 저서 앞장에서 인류에게 3대 재앙이 있는바 기근·역병·전쟁이라고 했다. 그리고 금세기 들어 인류는 이 재앙들을 그럭저럭 퇴치하였다고 했는데 눈부신 경제발전을 원인의 앞줄로 썼다. 그런데 이 진단이 무색하게 1억분의 3미터밖에 아니되는 미세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앞에 2년여 동안 인류는 속수무책으로 방치되어 있다. 오히려 그 세균은 진화하여 공격하면서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7천5백만 명 중 5천만 명이 사망한 중세 유럽의 Black Death를 연상케 하는 이 재앙 앞에 인류는 자신들의 나약지수를 날마다 갱신하고 있다.

생생한 수치가 그 근거, 한국은 매일 5천명의 확진자가 발생되고 82%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음에도 누계 확진자는 61만명을 상회했다. 밖을 보면 더 놀란다. 세계적으로는 약 2억7천만명이 확진됐고 528만명이 사망했으며 그 중 최강대국 미국의 사망자는 81만 명으로 이 것마저 최강의 자리에 있다. 이 공포를 그대로 안고 해를 넘기고 내년 1년 내내 불안에 떨어야 할 것을 생각하니 우리 자신은 물론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는 그야말로 고통 그 자체다. 하라리 교수는 어쩌면 자신의 저서를 수정할지도 모른다.

밖을 내다보면 남북 대화가 진척 없이 방치되어 있는 것도 짚어보고 싶은 아쉬운 부분이다. 미국은 지난해 새롭게 바이든 정부가 출발했고 트럼프 시절보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듯도 하지만 아직 기대한 만큼의 진전은 없다. 북미간의 이런저런 대화를 금년 한국 대선 이후로 미루어 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3년 전부터 시작된 남북 정상의 만남과 두 번의 북미 정상 회담 그리고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우리는 통일이 거의 눈앞에 온 것 같은 생각도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난해 세모의 3자 모두는 침묵 중에 있다. 남북미 간의 대화는 주변 4대국이 있지만 주로 미국의 의중과 전략으로부터 실제적 추동력이 나온다는 것이 그간의 틀리지 않는 답이었고 경험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바다 건너 미국의 조야를 강렬하게 쳐다보고 접촉을 해야 한다. 법과 원칙으로만 해결할 수 없고 지고지선이나 순응 또는 강공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외교라는 것은 역사가 설명한다. 국익 앞에 놓인 바둑판은 이기적인 질서, 그 질서 속에다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거래’를 담고 때로는 합류하고 때로는 주도하기 위한 냉정한 지혜가 필요할 뿐이다. 지혜롭고 안목 있는 정책을 수립하여 남북미가 정상회담 분위기로 들어가는 새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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