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폐지되면 청소년문화의집은 없어지나요?
여성가족부가 폐지되면 청소년문화의집은 없어지나요?
  • 안산뉴스
  • 승인 2022.03.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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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호 안산시청소년재단 일동청소년문화의집 센터장

“선생님! 여성가족부 폐지되면 문화의집은 없어지나요?” 우리 기관에 방문한 어느 청소년의 질문이다.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여성가족부 폐지 여부가 뜨거운 감자다. 폐지와 개편, 유지와 확대 등의 다양한 관련 의견들이 쏟아지며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 안에 청소년 정책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여성가족부는 여성과 가족 정책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청소년 정책도 있는데 말이다.

그동안 청소년 정책은 1983년 문화체육부를 시작으로 문화관광부, 국가청소년위원회, 보건복지가족부 등을 거쳐 현재 여성가족부로 옮겨져 왔다. 대한민국의 현재이자 미래인 청소년을 위한 정책이 원칙 없이 행정의 필요에 따라 이리 붙고 저리 보내기를 반복하느라 그 중요성이 우선순위에 밀렸지만 청소년 정책은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 여성가족부가 폐지된다고 청소년 정책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다는 현실은 또 다른 불편한 역사를 만들어갈 것 같아 불안하다.

우리 사회는 인구구조의 변화, 제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등 급격한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 청소년 정책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하여 청소년의 역량개발에 중점을 두고 다양하고 폭넓게 실행되어야 한다. 특히 올해는 2023년부터 5년간 실시될 '제7차 청소년 정책 기본계획(2023∼2027)'의 수립이 이루어지는 해이기에 청소년 정책을 담당할 정부 부처의 성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성가족부의 폐지로 기로에 놓은 청소년 정책을 두고 어떤 분은 가족청소년부를 언급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분은 보호와 육성 등의 일부는 보건복지부로, 청소년 활동이나 상담 분야는 교육부로 이관시키자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청소년기본법 등의 독자적인 법률과 행정체계를 갖추고 있는 청소년업무를 갈라놓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보건복지부 이관의 경우 청소년의 문제와 보호의 정책이 우선될 것이고, 교육부는 청소년을 피교육자로만 바라볼 것이기에 염려된다. 국가청소년 정책에 담겨있는 청소년 참여와 권리, 청소년 활동 및 성장지원 체계, 청소년 자립 및 보호 지원, 지역 중심의 청소년 정책 추진 등의 정책을 올바로 전개하기 위해 청소년전담부서를 요구하는 의견이 오히려 더 타당하다.

청소년 정책이 여성가족부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청소년의 질문이 불편한 역사와 현실의 상황과 함께 필자에게 다가왔다. 청소년의 질문에는 당연히 “아니, 그렇지 않아”라고 대답했다. 여성가족부의 존폐와 상관없이 청소년문화의집은 문제없이 운영될 것이다. 청소년 정책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정부 부처의 변화에 따라 청소년 정책이 개편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여성가족부의 미래가 궁금하긴 하지만 그보다 청소년 정책의 방향이 더 궁금하다. 시민 청소년 관점에서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이라는 목적을 위해 청소년시설과 기관, 단체, 학교와 지역사회, 정부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정책이 올바른 정부 부처 아래 많은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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