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뜨끈한 휴대폰
뜨끈뜨끈한 휴대폰
  • 안산뉴스
  • 승인 2022.05.0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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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 시인

봄꽃이 자고 일어나면 시들어서 떨어진 것이 보인다. 일기 탓이라고는 생각하지만 3·4월에 필 꽃들이 한꺼번에 순서 없이 모두 피어서 이게 무슨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봄 계절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하지만 봄철이면 단골손님으로 찾아오던 미세먼지 얘기도 몇 번 안 하고 그야말로 싱그러운 5월이라고 인사하기에 적당한 연초록으로 온 세상이 다 물든 것 같다.

늘상 마스크를 의복 입듯이 착용하고 다녀서인지 올해 봄은 미세 먼지와 별로 신경전을 안 한 것 같다. 이번 주부터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하지만 썩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젊음이 넘치는 청년들의 무리를 보면 착용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이 자유롭게 섞여서 무리 지어 다니기도 한다.

요즘 국회에서는 일명 검수완박의 건을 놓고 치열하다 못해 난장판 싸움들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새 정부에 임명될 총리와 장관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도 연일 난타전을 방불케 하는 일들로 매스컴을 통해 전해진다. 올해 봄꽃이 한꺼번에 피어서 자고 일어나면 꽃잎이 떨어서 지듯이 정치의 일정들도 예년의 봄들과는 많이 다르다. 지구의 온난화 문제로 봄이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듯 정치의 일정들이 비슷하다.

어디부터 시작해서 정치라는 거대한 덩어리를 수리를 해야 하나 아니면 완전해체를 해서 낡은 부속품을 갈 듯이 새 부품으로 교체를 해야 하는지를 모두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다. 지방 선거도 마찬가지다. 뭐하나 똑 부러지게 후보자를 내는 정당들이 없다. 늘 하던 대로 한다. 조금 더 새로워진 것이 안 보인다. 평소 안산 동서남북을 샅샅이 자전거라도 타고 다녀서 관심을 가졌더라면 이런 와중에도 참신한 공약 등을 평소에 잘 준비해 내놓으면 시민들을 설득하기가 쉬웠을 터인데 급조된 공약이 유포되어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끼리도 단체 문자 방에서 다툰다. 그 열정들이 정말 대단하다 하여 죄 없는 휴대폰만 더워지는 날씨 속에 뜨끈뜨끈해지곤 한다.

발달된 첨단 문명의 덕분에 문자의 혜택을 톡톡히 보는 것이다. 항간에 떠도는 말처럼 문자 폭탄이라도 터뜨린 것 같이 많은 후보자들이 알게 모르게 입수된 휴대폰 번호로 초대하여 선거 때만 필요한 공약을 수도 없이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시민들은 잘 안다. 예전처럼 시민들이 모르거나 속아준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저 코로나19라는 환경 속에서 2년을 넘게 버티고 지내 오다 보니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이라서 대꾸가 없는 것이지 응원해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안산이 내 고향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안산이 고향인 사람들이 많다. 그 것은 대대로 안산에서 살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안산에 이사 와서 태어난 세대가 40대 중장년의 나이가 됐다. 이제는 그들의 고향이고 그들의 삶의 터전인 이곳 안산이 고향 되므로 고향이 발전되어 중장년의 2세들이 경제적 또는 문화적인 것으로 다른 고장으로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 하여 안산을 앞으로 짧게는 100년, 길게는 200년의 계획을 세워서 안산을 발전시킬 사람을 우리는 잘 가려서 선택해야 한다. 이번 봄은 이렇게 가버리고 있지만 내년 봄은 자연의 순리대로 아름다운 꽃이 피고 질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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