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었어요?
밥은 먹었어요?
  • 안산뉴스
  • 승인 2022.05.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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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원 경기내일스퀘어안산 상상대로 센터장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다음에 밥 같이 먹어요!’

우리는 안부를 물을 때, 친해지고 싶을 때 밥을 먹었는지 묻고, 밥을 같이 먹는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약 2년 1개월만에 해제되면서 그동안 미뤄둔 식사 약속을 가족, 친구, 동료, 지인들과 잡곤 한다.

지난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8주기였다. 여덟 번째 봄을 맞은 안산에서는 4월 연극제, 기억문화제, 기억식 등이 진행됐다.

안산시민들과 국민들은 다시금 4·16을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별이 된 단원고 학생이 특히 많은 와동에서는 4·16을 기억하는 주민한마당이 열렸다.

와동에서 활동하는 정말 많은 단체·기관이 모여 준비 회의를 하고, 참여 부스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여러 소상공인이 와동주민을 위해 후원으로 마음을 보탰다.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기억여행' 연극과 클래식 버스킹 공연으로 더 의미있고 풍성한 자리에 주민들이 와동공원을 가득 매웠다.

와동에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지원한 단체인 ‘치유공간 이웃’에서 4월 16일에 책을 펴냈다.

책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울고 웃은 2,345일 자원활동가들의 기록이 담겨있다. 책 제목인 ‘밥은 먹었어요?’는 마치 서로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것 같다.

“차지게 밥을 하고 뽀득하게 설거지를 해내는 이가 ‘이웃’에서는 전문가였다. 우리에게 중요한 일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 슬퍼하는 이들에게 밥상을 내주고 눈 맞추며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소개한 자원활동가들이 갑작스럽게 겪은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 곁에서 묵묵히 함께한 역할이다.

때때로 삶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전문가들의 조언보다 주변 친구, 이웃의 공감과 연대에 힘이 생길 때가 있다.

책을 읽으며 또 한 번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 곁에서 연대해온 많은 분들이 떠오른다.

4·16 단체 활동가, 봉사단, 통장, 소상공인 등 참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평범한 듯 비범한 능력을 적극 발휘한 모든 분들이 존경스럽다.

우리는 연극으로, 노래로, 책으로, 또 각자의 방식으로 여덟 번째 봄을 보낸다. 그동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치고 피해자들 곁에서 묵묵히 함께해온 우리다.

앞으로도 가장 평범한 이들의 비범한 연대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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