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리찌바 ‘꿈의 도시’를 안산시도 구현할 수 있을까.
쿠리찌바 ‘꿈의 도시’를 안산시도 구현할 수 있을까.
  • 안산뉴스
  • 승인 2022.05.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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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학연구원 학술연구센터 소장

오늘부터 드디어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는다. 일상 회복의 기대만큼 지역경제가 회복되길 간절히 바란다. 전 지구적인 팬데믹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쓰나미를,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식량의 위기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에 각국은 민족주의를 주창하며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세계화의 패러다임은 위기를 맞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문정부는 정권 이양조차 싸워서 가져가라는 식의 비협조적이다. 때문에 윤석열 정부가 맞이할 국내외 문제는 시급하고 난해하여 강력한 리더십 없이는 타개할 수 없다. 안산시도 마찬가지다. 세계 속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속 안산시 지위를 파악해 지역의 변화를 이끌 탁월한 실력과 열정의 지도자가 필요한 때이다. 지방자치 이후 오늘날 안산은 인근 도시와 상대적으로 비교할 때 성장했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지역 소멸이라는 거대한 담론 앞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4년마다 치러지는 지방선거 시즌에는 시민을 위해 시정을 펼치겠노라고 후보마다 확약 하지만 당선만 되면 자신의 정치로 돌아선다. 다음 선거를 위한 조직과 예산 등이 가동이라도 하는 듯 시민의 요구는 뒷전이다. 한편 시민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사업조차 시민 삶의 제고보다 사업을 위한 사업이다. 이번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도 시 정부는 소상공인과 혼연일체가 되어 대처하지 못했다. 중앙정부의 지원정책조차 가교 역할을 못해 언성을 사기도 했다. 이렇게 시민의 안정적인 삶을 보살피지 못해 불만이 고조돼 가는 상황에서 위민행정을 펼치는 브라질의 꾸리찌바 도시의 사례는 지방자치의 부정적인 통념을 깬다.

남미의 변방 도시 쿠리찌바는 고원 도시로 온화한 기후에 삼면이 완만한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다. 언덕에는 작은 계곡들이 많아 수자원으로 활용되고 동서와 북쪽 도시 끝에는 여러 광대한 자연공원이 있다. 이 지역 인근에는 강이 있어 슬럼화가 되기 쉬운 반면, 홍수 피해도 받기 쉬운 지역이다. 이러한 지역에 쟈이메 레르네르 라는 걸죽한 인물이 등장해 애향심과 열정으로 지역을 일으켜 세웠다.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에 의하면,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1964년, 쿠리찌바시는 새로운 도시 계획을 수립하고자 공개 경쟁을 실시했다고 한다. 민간연구소의 쟈이메 레르네르 팀은 그때마다 우수상을 받았고, 그 후 레르네르는 3기 동안 쿠리찌바 시장을 맡는 등, 쿠리찌바 시의 도시 계획의 실현을 긴 세월에 걸쳐 실천해왔다고 한다.

레르네르의 마스터플랜의 첫째는 ‘지속 가능 경영을 추구하는 토지 이용 계획’으로 도심에서 4방향으로 성장하는 고층 빌딩의 복도를 만들고, 용적률과 건폐율을 높여 고층 건물의 발전 축을 정하며, 상업과 주택용지를 구분해 대중교통 시스템을 정비했다. 둘째는 시민의 이해와 참여 의식이 없이는 정책의 지속성이 없다고 판단해 버스와 분리수거 시스템을 위한 환경의식 개혁을 학교 교육으로 실시했다. 무엇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그는 전문 연구 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하여 쿠리찌바시는 66년 시 조례로 마스터플랜 조합을 결정하고 쿠리찌바 도시 계획 연구소 (IPPUC; Institute de Pesquisa Planejamento Urbano de Curitiba)를 시장 직속기구로 설립해 지속적으로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에 오늘날 세계속의 모범적인 환경자치제로 인정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 도시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자이메 레르네르의 명료한 지적대로 “보다 나은 도시에 대한 꿈은 언제나 그 주민들의 머리 속에 있습니다. 우리 시는 낙원이 아닙니다. 우리도 다른 도시들이 지니고 있는 문제들을 갖고 있는데 내일의 시민인 아이들과 그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을 다루는 일보다 더 깊은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이지요.”라고 말했다. 요즘 지방선거 시즌이다. 우리 지역 안산에도 탁월한 능력과 사명감이 투철한 지도자가 선출되어 제2의 쿠리찌바가 구현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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