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질량
권력의 질량
  • 안산뉴스
  • 승인 2022.06.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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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대표기자

‘권력이 인간을 지배할까? 아니면 인간이 권력을 지배할까?’ 누구도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곳에는 각종 권력이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사회단체에서나, 기초자치단체나 인간이 모이는 곳이면 권력이 필연적으로 생긴다.

우리는 ‘권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대부분이 권력자들을 비판하고 싫어하며 권력에 저항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권력을 갖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는 것 같다.

문제는 그러한 권력이 그 사람의 인품이나 인성에 관계없이 누구나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최근 윤석열 정부와 새로운 지방 권력이 들어서면서 기자 출신인 가천대 김충식 교수가 쓴 전두환 시대의 안기부장 5명의 이야기를 담은 ‘5공 남산의 부장들’이 조명받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의 시점에서 5공 남산의 부장들을 끄집어낸 이유에 대해 새로운 정부와 자치단체가 출범하면서 새 권력을 잡은 우쭐해진 사람들이 무슨 짓을 어떻게 할지 모르기에 ‘권력의 질량’을 잘 감시해야 한다고 판단해 출간했다고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어느 시대나 ‘권력의 총량’은 정해져 있고 누군가는 권력의 질량을 움직일 것이므로 현재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는 권력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안산의 경우도 민선 시대를 맞이한 후 송진섭, 박성규, 송진섭, 박주원, 김철민, 제종길, 윤화섭으로 이어지면서 안산시장 권력을 휘둘러왔다.

안산시장 권력이 끊임없이 반복돼 왔지만 불행하게도 시민들은 임기를 마치고 존경받는 시장을 만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그러다보니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연임 시장이 나오지 않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국민의힘 정당 바람이 휩쓸어간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더불어민주당의 당적을 가지고도 3선 연임에 성공했다는 뉴스다.

정 구청장은 서울의 25개 구청 중 4년 전 24곳을 차지했던 민주당이 8곳을 수성하는데 그쳤고 오세훈 서울시장 지지율이 특히 높았던 한강 벨트에서 선출된 유일한 민주당 구청장이기도 하다.

서울 성동구 정원오 구청장의 3선 당선 비결은 진영논리를 벗어난 생활적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민선 여덟 번째 안산시장은 이민근 당선인에게 권력의 질량이 쏠렸다. 민선 안산시장 27년 동안 어느 누구도 권력의 질량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잘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안다. 역사는 끊임없이 되풀이된다는 흑역사가 반복되지 않길 기원한다.

시장 당선인을 비롯한 29명의 안산 지역 선출직 공직자들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인지 스스로를 뒤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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