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적 인간
탈무드적 인간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2.06.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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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회장 / 대표기자

얼마 전 모처에서 중고서적을 손에 집어 들었다. 마빈 토케이너의 ‘탈무드에 의한 유태인의 성공법’이다.

이 책은 1966년 설립된 유명출판사 범우사에서 1979년에 국내 출간했다. 무려 43년 전의 일이다.

‘유태인의 성공법’은 종이가 곰삭아 부스러질 정도로 오래된 향기로운 냄새와 40여 년 전에 번역된 책의 호기심에 이끌려 단숨에 읽었다.

이 책의 191페이지에 이르는 내용 가운데 ‘탈무드적 인간’은 어떤 인간을 말하는가를 일목 요연하게 정의한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내용인즉 △잘 배우라 △질문을 많이 하라 △권위를 인정하지 말라 △자기를 세계의 중심에 둬라 △폭넓은 지식을 가지라 △실패를 무서워 말라 △현실적으로 되라 △낙관적으로 되라 △풍부한 유머를 가지라 △대립을 무서워 말라 △창조적인 휴일을 보내라 △가정을 소중히 아껴라 등의 12가지다.

탈무드적 인간 12가지 가운데 몇 가지를 부연 설명하면 ‘권위를 인정하지 말라’는 모든 발전은 기성 권위를 부정하는 데서 출발하므로 항상 무엇이고 의심하라는 것이다.

‘자기를 세계의 중심에 놓아라’는 남을 경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아끼는 사람이 남도 아끼게 된다는 의미다.

‘현실적으로 되라’는 자연스럽게 살아가되 자기의 가능성과 함께 한계를 알아야 하고 어느 한 편에만 따르려고 하지 말고 무리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낙관적으로 되라’는 내일이란 미래를 위해 여유를 가지고 흰 페이지를 메워 나가고 ‘대립을 무서워 말라’는 뜻이다.

‘창조적인 휴일을 보내라’는 인간의 진가는 휴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탈무드적 인간 12가지는 수천 년 전부터 내려오는 지혜를 수십 년 전에 번역해 전하고자 했던 내용이지만 현재에 적용해도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다는데 놀랐다. 보편적인 진리는 불변의 법칙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우리는 유태인이 자기네 역사나 전통을 산 교훈으로 되씹어오면서 탈무드라는 단순한 기록으로 책장에 처박아 두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탈무드의 일관된 흐름은 ‘논의’이고 탈무드적 사고법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논쟁’이 사회를 발전시킨다고 후세에 전하고 있다.

‘깊이 배운다’는 뜻을 갖고 있는 탈무드는 마지막 페이지가 하얀 여백으로 남겨져 있다. 한마디로 오픈 엔드(open end)의 책이다.

탈무드적 인간은 ‘시대가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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