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을 지지한다
나는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을 지지한다
  • 안산뉴스
  • 승인 2022.08.09 1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태호 안산시청소년재단 일동청소년문화의집 센터장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에서 인상깊은 캐릭터를 발견했다. 어린이의 미래를 위한다는 학교와 학원, 그리고 부모의 간교한 주문을 물리치고, 어린이를 해방시키기 위해 그들을 존중한다며 스스로를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이라 부르는 ‘방구뽕’은 그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에 대한 사건을 지나치게 미화시켰다는 주장이 있기도 하지만 어린이의 가혹한 현실을 짚어내고 어린이의 놀권리를 고민하며 실행에 옮긴 방구뽕이라는 인물은 우리 시대에 따끔한 일침이며 나아가 감동을 자아내는 퍼포먼스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분의 마음과 생각을 지지하는 마음을 담아 대사를 공유해본다.

“대한민국 어린이의 적은 학교와 학원, 그리고 부모다, 그들은 어린이를 놀지 못하게 한다. 그들은 행복한 어린이, 건강한 어린이를 두려워한다.

그들은 불안해하는 어린이, 고통받는 어린이, 복종하는 어린이를 원한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를 조종해 어린이들을 더 바빠지게, 더 나빠지게 만들어 어른이 되기도 전에 세상과 등지게 만든다.”

어느 정도의 과장이 있긴 하겠지만 아이들의 현실은 드라마 속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초등학생 때부터 입시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며 학교와 학원 사이를 오고 가는 것은 기본이고 삼각 김밥이나 라면 등의 인스턴트 식품으로 간단히 식사를 때우고 쪽잠을 자며 하루를 보낸다. 이것은 특정 도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사례이고 잔인한 현실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20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업 문제가 아동·청소년에게 여가와 수면시간 부족,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 청소년통계에 따르면 21년 초(4~6)·중·고교생이 평일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여가 시간은 1~2시간(23.5%), 2~3시간(23.3%), 3~4시간(17.1%), 5시간 이상(14.7%) 순으로 아동·청소년이 여가 생활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는 제6차 청소년 정책 기본계획으로 청소년 권리증진 기반조성 중의 하나로 아동·청소년의 여가권 신장을 목표로 삼아왔다.

하지만 실제 그것이 아동·청소년의 여가권을 신장시켰는지는 제대로 파악하고 면밀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등장한 드라마 속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의 해방 선언은 우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어린이를 미래의 주역을 바라보고 내일을 위한 투자로 오늘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닌 지금 당장 놀아야 하고, 지금 당장 건강하고 행복해야 한다고 선언하는 메시지를 말이다.

필자는 그 선언을 지지하며 오늘도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어린이를 만난다. 일동 문화의집에 방문하는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의 삶에서 잠시라도 해방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하려 한다. 그 마음으로 어린이 해방군의 승리를 기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