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열원자래(近者說遠者來)
근자열원자래(近者說遠者來)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2.08.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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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대표기자

중국 사상가 공자가 한 말 중에 근자열원자래(近者說遠者來)가 있다. 이 말은 논어 자로편에 나오는 구절로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근자열원자래’는 초나라의 대부인 섭공이 공자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유래한 말이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백성들이 평판 좋은 지도자를 찾아다니면서 이합집산을 이루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한다.

그 시대에도 백성들이 능력 있는 지도자를 좇아 살기 좋은 곳으로 옮겨 다니곤 했지만 역시 백성들의 평가 기준이 바로 ‘근자열원자래’였다는 것이다.

군주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면 그 소문을 듣고 먼 곳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성공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명성을 널리 떨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렇다. 정치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정치는 먼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기쁘게 해야 한다. 그 기쁜 마음이 있어야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행해지는 것이다. 리더를 중심으로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면 관계가 형성된다. 그 때문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가장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정치의 기본 이치다.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따라서 ‘근자열원자래’는 정치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 모두가 얘기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시민을 한데 모이게 하려면 어떤 정치를 해야 할까’라는 질문의 답도 ‘근자열원자래’에서 찾을 수 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도 모여들게 마련이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는 ‘근자열원자래’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나가 귀담아들어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면 주변의 사람을 기쁘게 하고 모여들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가장 먼저 주변인들에 밥을 사라고 권하고 싶다. ‘박사’ 학위 위에 ‘밥사’가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 않은가.

어쩌면 모든 일이 밥상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밥 먹는 자리는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영역이 공존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인간사의 중요한 일 대부분이 밥상 위에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 다음은 상대방에게 귀를 열어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느 누구나 귀를 기울이면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귀를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는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삶의 지혜는 이청득심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만 귀를 기울여 들을 때 겉으로 들리는 소리만 들을 것이 아니라 귓속을 파고드는 숨겨진 메시지까지 찾아내서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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