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
꼭두각시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2.08.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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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대표기자

순우리말에 ‘꼭두각시’가 있다. 이 단어는 ‘남의 조종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나 조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재운·박숙희 공저 ‘우리말 1000가지’에 따르면 꼭두각시의 원래 의미는 고대 민속 인형극 ‘박첨지 놀음’에 나오는 여자 인형을 가리키는 말이다.

‘꼭두’는 괴뢰의 가면을 뜻하는 몽골어 ‘곽독’과 아내를 뜻하는 순우리말 ‘각시’가 합해진 말이다.

꼭두각시는 이처럼 남의 손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인형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꼭두각시는 하지만 의미가 바뀌었다. 인형을 부리는 조종자에 의해서 이리저리 움직여지는 꼭두 인형의 대표격이 되어버린 꼭두각시였지만 현재는 ‘자기 주관 없이 남의 손에 놀아나는 주변머리 없는 사람’에 빗대어 쓰고 있다.

비슷한 말로 ‘허수아비’가 있다. 허수아비는 원래 ‘농작물을 쪼아먹는 새들을 쫓기 위한 목적으로 사람이나 동물 모양을 만들어 논밭에 세워 두는 조형물’이었다.

허수아비는 현재 ‘남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뜻이 변해 있다.

영어에서 엇비슷한 의미로 ‘아바타(Avatar)’가 있다. ‘아바타’는 인터넷에서 가상현실 게임이나 채팅 등을 즐길 때 사용자를 대신하는 그래픽 아이콘을 지칭하는 의미로 쓰이는 단어다.

아바타를 풀어서 얘기하자면 ‘사이버 공간에서 사용자의 역할을 대신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라고 설명할 수 있다. 즉 온라인에서 개인을 대신하는 캐릭터다.

최근 안산지역사회에 ‘꼭두각시’, ‘허수아비’, ‘아바타’라는 말들이 횡행하고 있다. 이유는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정을 위한 심사가 뒤틀리면서다.

안산문화재단은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면서 공개모집에 들어갔다. 공모 결과 18명이 지원했고 한 명이 포기하면서 17명이 서류심사를 거쳐 5명이 2차 면접 심사가 이뤄졌다.

웬일인지 2차 면접 심사 직전 의결기구인 이사회가 열렸고 심사 채점 기준이 갑작스럽게 바뀌었다.

1차 서류심사 점수는 2차 면접 심사와 최종 합격자 결정 시 미반영하고 개인별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후 합산하여 평균점수를 산정키로 결정했다.

이어 개인별 평균점수가 80점 미만 시와 심사위원별 80점 미만이 3인 이상 시 부적격 처리한다고 기준을 바꿨고 면접 심사 결과 ‘합격자 없음’ 결론이 내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모 정치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풍문이 나돌고 있다. 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민근 안산시장이다.

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결기구인 이사회가 프리젠테이션과 면접 심사를 진행한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정치인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소문은 더더욱 납득이 안 되는 일이다.

우리나라 민속 인형극 중의 하나로 여러 가지 인형을 무대 위에 번갈아 내세우며 무대 뒤에서 조종하고 인형의 동작에 맞춰 조종자가 말을 하는 ‘꼭두각시놀이’가 있다. 이민근 안산시장 4년 임기가 꼭두각시 놀이터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반론보도)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심사 관련 보도

 

본 매체는 지난 인터넷뉴스 202289일자 오피니언면 안산문화재단의 황당한 면접심사’, 안산뉴스 2022810일자 1문화재단 대표이사 석연찮은 적격자 없음심사’, 및 인터넷신문 행정면 동일 제목의 기사와 인터넷 안산뉴스 2022823일자 오피니언면 꼭두각시’, 안산뉴스 2022824일자 1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심사 정관 지켰나?’’ 및 인터넷 문화면 동일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안산문화재단 측은 대표이사 공개채용 절차는 대표이사 선정심사위원회에서 1차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이사회에서 면접 후 추천자를 의결하는 방식으로, 전과 동일하게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진행되었으며, 이사회에서는 역량 있는 인사를 추천하기 위해, 기 공고 내용 중 적격자가 없을 시 채용하지 않을 수 있음에 따른 세부 심사방식을 논의하고, 참석 이사 전원이 동의 후 심사(면접)를 진행하였다. 따라서 이사회 소집 절차를 위반하거나 정관 규정을 어긴 바가 없고 허위 이사회 회의록을 작성한 것도 아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한편, 문화예술과장은 재단 대표이사 채용과 관련하여, 이사회가 불법적으로 개최되었다거나 사전에 심사기준을 대상자들에게 고지하지 않은 것이 잘못됐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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