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색의 향연
가을 색의 향연
  • 안산뉴스
  • 승인 2022.09.21 0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순 시인

24절기 중에 백로가 지난 9월 8일로 지났다. 백로의 절기에는 밤에 기온이 내려가서 풀잎에 이슬이 맺혀서 가을 기운이 완연이 나타나는 때이다. 백로절기 무렵에는 태풍이 우리나라 남쪽에 몰아쳐서 추석을 맞이할 엄두도 못 내고 그만 태풍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하여 수해복구에 아직도 힘들어 하는 모습을 매스콤을 통해서 오늘까지 보고 있으면 참 마음이 아프다.

가을이 오는 길목은 어느 해고 태풍하고 한판 씨름을 해야 하는 우리나라 지형이다 보니 참 여러 가지로 매년 어렵고 힘이 든다. 올해는 유독 더 어려움이 크다. 코로나-19로 2년이 넘도록 무엇을 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움이 겹겹이 둘러있었다. 올해는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은 의무이지만 밖에서는 자유여서 조금은 여러 면으로 수월해질 것이라 여기고 추석맞이를 문화 경제 사회 여러 면으로 준비들 하고 있었다. 그냥 지나쳐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그래도 온다면 약하게 왔다 가길 바랬으나 그 피해는 컷다.

강한 태풍이 온다는 일기예보로 미리 준비는 하였으나 자연이 일으키는 일을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든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미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역시 여러 곳에 피해가 많았고 컷다. 안산에도 반월동 주변에 피해가 있어서 시민들이 수해 성금을 여러 곳에서 모아 시에 전달하고 서로서로 돕고 원래의 모습으로 회복되게 하려고 현장에서 함께하는 일손을 보태는 봉사의 손길들이 이어지고 있다.

가을의 문 앞에 서서 보면 그 예쁘던 나무의 잎파리가 어느 사인가 검푸른 잎파리로 변해 있다. 가로수의 물들지 않는 나뭇잎의 색이 짙어지면 그것은 가을의 요정들이 나뭇잎에 벌써 와서 앉아 있다는 이야기다. 가을과 많이 닮아 있는 식물들이 또 있다. 핑크뮬리라 하는데 언제부터 심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찻길 옆에는 여기저기 무리지어서 핑크색을 펼치려고 준비가 다 되어서 두 번째 다가온 태풍 바람에 허리가 꺾일 듯이 흔들리고 있다.

핑크뮬리는 벼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이고 분홍색 자주색 보라색으로 풍성하게 초가을부터 핀다. 어느 도시에서는 핑크뮬리를 대단위로 심어서 관광객을 모은다고 한다. 관광 상품으로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핑크억새라고도 한다. 도시에 핑크뮬리가 피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면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이다.

요즘은 도시에서는 보기는 어렵다. 가을이면 곡식알들이 여물어 여러 색으로 우리의 마음을 풍성하게 한다. 노란색으로 알알이 맺는 조 이삭 그리고 붉은색을 가진 허리가 휠 듯 줄지어 서 있는 수수와 황금색 벼 이삭이 익어가는 들판을 보면 장마와 태풍을 이겨내고 가지런한 모습으로 줄지어서 마지막으로 힘을 내어서 햇살을 알알이 알맹이에 전하려고 서 있는 모습이 참 그 모습이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우리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자연만이 할 수 있는 그 대단한 광경을 우리는 살면서 늘 계절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고 만다.

우리는 늘 단풍에만 집중하여 단풍이 북쪽에서 시작되어 남쪽으로 내려간다는 사실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가을 색은 정말 많다. 늦여름 피는 칸나 꽃이 불타는 듯한 빨간색인 것과 맨드라미꽃을 끝으로 가을꽃은 그 색이 진하지 않다. 물론 들국화의 노란색은 있지만 가을로 접어들면서 코스모스 꽃으로 시작해서 싸리 꽃 칡꽃 벌개미취꽃 등이 진 보라색으로 시작하여 연보라색으로 많이 핀다.

우리 도시에도 여기저기 둘러보면 야생화를 심어서 관리한다. 여름이면 원추리 꽃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벌개미취 꽃이 피어 있다. 도시 중앙 쪽에는 아직도 철모르고 피고 있는 나이 먹은 장미꽃도 있다. 가을 햇살이 좋아서인지 아직도 꼿꼿하게 피어 있는 장미는 5월 장미처럼 그 고고함 화려함은 없다.

이제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시절을 우리는 맞이하고 싶고 그렇게 되길 바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하루속히 태풍으로 잃어버린 모든 것이 하루속히 회복되기를 기도하며 가을 색을 담은 도시와 시민들 모두 풍성함이 넘치는 속이 꽉 찬 가을이 되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