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넘어 희망으로
아픔을 넘어 희망으로
  • 안산뉴스
  • 승인 2022.10.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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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호 안산시청소년재단 일동청소년문화의집 센터장

며칠 전 선감학원 암매장지에 어린이로 추정되는 시신이 다수 발견되어 충격이었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인권 유린이 벌어졌던 곳인데 한국 사회복지의 그늘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아동 강제 수용소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서 수많은 폭행과 강제노역 등에 시달리다가 숨진 아이들이 너무나 많다. 슬프고 아픈 우리 역사의 한 장면이다.

선감학원 외에도 고려인 마을, 4.16기억교실, 평화의 소녀상 등의 역사적 흔적은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우리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역사적 사실에는 모두 사람이 있었고 인권이란 단어와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인권은 현재 어디쯤 와 있을까?

일동청소년문화의집은 최근 실천과 행동으로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청년단체 ‘평등평화세상 온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 청소년 대상 역사 인권 프로그램 ‘역사를 누비는 시간여행자’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안산의 역사를 돌아보며 현재 우리의 삶을 더 건강하게 일구어 인권·생명·공동체 가치 확산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인 인권에 대해 이번 활동을 참여한 청소년들이 그 단어의 중요성을 역사와 함께 제대로 이해하고 기억했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있다.

이틀간에 걸쳐 초등학교 재학 중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프로그램은 안산의 역사 인권에 대해 배워보기도 하고 역사 인권기행을 통해 4.16 기억교실과 안산시청 앞 평화의 소녀상을 직접 방문해 실제 공간을 마주하기도 했다.

참가 청소년들은 안산의 역사를 진지하게 경청하며 자신의 권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기 위한 약속문을 작성했다.

이어서 4.16. 기억교실 안에서 조용히 묵념하고 기록물을 관람했고 시청 앞에 설치된 소녀상의 의미를 되새기고 옆자리에 앉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모두 인권을 생각하며 우리의 역사를 체험했던 순간이다.

“세월호가 이렇게 큰 참사인지 처음 알았어요”, “오늘 활동을 통해 기억하겠습니다.”, “마음 아픈 일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어요” 등의 소감을 나눈 청소년들의 고백들이 이어졌다. 그동안 어른들에게 듣던 것들을 실제 마주하면서 느낀 것이 많았던 그들이다. 그날의 기행이 체험에 참여한 청소년들에게 인권과 역사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을 것이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디딤돌이 되었을 것이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 선감학원의 뉴스를 접하고 청소년과 역사 인권기행을 함께 다녀오면서 아픔을 넘어 희망으로 나아가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진실은 제대로 규명되어야 하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하며 동시에 아름다운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그 세상에는 더 이상의 아픔이 없길 바란다. 오직 생명의 소중함을 간직한 희망만 가득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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