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가, 잡초
전략가, 잡초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2.10.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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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대표기자

‘타고난 약함’을 ‘전략적 강함’으로 승화시킨 잡초의 생존 투쟁기를 부제로 일본 식물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전략가, 잡초’를 세상에 내놓았다.

식물학자가 쓴 대중 과학서 ‘전략가, 잡초’를 접하고 스스로 잡초에 투영되면서 호기심에 이끌려 단숨에 완독했다.

이 책을 통해 ‘잡초가 가소성이 크다’는 말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꾼다’는 뜻이다. 잡초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잡초 자신임을 깨닫게 됐다.

식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꽃을 피워 씨앗을 남기는 것이다. 잡초는 씨앗을 남기는 부분에서 흔들림이 없다.

잡초는 어떠한 환경에서든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는다. 씨를 생산해야 한다는 목적이 명확하므로 목적지까지 가는 길은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

그래서 잡초는 크기를 바꾸거나 생활 패턴을 바꾸거나 자라는 방법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잡초야말로 연약하기에 오히려 강하고 싹 틔울 적기를 기다리는 영리함이 있다. 연약하고 작은 잡초는 발아 시기가 생사를 결정하므로 환경을 살피며 물이나 산소, 온도가 적당하더라도 휴면상태로 들어간다.

인간과의 생존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싹을 틔울 때 시간차를 두기 위해 휴면을 한다.

잡초가 자라는 환경은 대개 불안정해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잡초 세계에 어느 쪽이 더 유리한가에 대한 답은 없다.

잡초는 환경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키는 능력도 있다. 불량한 환경에서도 어느 정도 씨앗을 생산하는 것이 잡초의 진면목이다.

잡초는 조건이 나쁘면 나쁜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최선을 다해 최대한의 씨앗을 남기는 것이 강점이다.

거기에다가 잡초는 살아남기 위해 플랜B를 준비한다. 잡초는 불안정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자라기 위해서 딴꽃가루받이를 하면서도 제꽃가루받이라는 보험을 들어둔다. 잡초는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여러 가지 옵션을 준비해둔다.

잡초는 새로운 곳을 찾아 번식한다. 잡초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은 언제든 바뀌므로 항상 새로운 곳을 찾는 것이다. 잡초는 살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다. 잡초는 쉼 없이 도전하고 실패하면서 변한다.

‘전략가, 잡초’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결국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개성에는 평균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삶에도 평균이란 것이 없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 모두는 잡초를 통해 각자가 다른 것이지 잘났거나 못난 것은 아니라는 진리를 일깨워 준다.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의 말처럼 ‘가장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가장 현명한 자가 오래 사는 것도 아니고, 변화하는 자가 유일하게 살아남는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준다.

. 우리 모두가 장기적이고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속에서, 저성장 경제위기 속에서, 아니 모든 위기 속에서 변화해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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