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 세력의 제거가
‘중국몽’ 실현에 약(藥)인가, 독(毒)인가
견제 세력의 제거가
‘중국몽’ 실현에 약(藥)인가, 독(毒)인가
  • 안산뉴스
  • 승인 2022.11.0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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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뉴스 논설위원

일주일 전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마오쩌뚱 이래 모든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즉, 연임 불문율을 깨고 3연임과 종신집권, 인민 영수로서 지위 확보, 나아가 ‘시진핑 사상’을 지도이념으로 명문화시키는 일까지 말이다. 1970년대 말 덩샤오핑에서 시작한 ‘사회주의+시장경제’의 중국식 경제체제가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에 거쳐 불과 40년 만에 세계 GDP 2%에서 18%의 세계 최대 생산, 교역국이 되었고 G2의 경제대국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가져왔다.

그 당시 세계 각국은 중국의 실험적인 도전을 주의 깊게 지켜보는 한편 패권국 미국은 중국의 경제적 성장을 도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의 중국의 경제정책은 성공적이었다. 중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구축하고자 전략을 구사했다. 그것이 시진핑의 집권 초부터 시행한 ‘일대일로’ 핵심 프로젝트다. 이제 시진핑 집권 3기는 이를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삼아 미국 중심의 서방 세력에 대응하고 나아가 패권을 쟁취하는 중국식 세계질서를 구축하고자 할 것이다. 그것이 시진핑의 ‘중화 부흥’이요, ‘중국몽’의 실현이다.

필자는 금번 중국 공산당 20차 당 대회에서 두 가지 특이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첫째는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중도 퇴장이다. 중국의 관영 통신 신화사는 후진타오의 건강상의 문제로 이석한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그 장면의 정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후진타오의 자진 퇴장이 아니라 시진핑의 지시로 요원에 의해 퇴장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러 매체에서는 후진타오가 당장 개정표결에 반대표 행사를 우려해 이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다고 하는데, 이 상황에서 필자가 보려는 관점은 강제력에 의한 자유 의사의 제한이다. 두 번째는 중국 공산당의 최고 권력 기구이며 최고 의사 결정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 7인이 전원 시진핑 측근이라는 사실이다. 이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대의견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를 다시 종합하면, 시진핑 주석은 앞으로 자신이 정한 정책 결정에 이견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과 반대하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공식적이며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이것이 곧 중국과 시진핑 시대의 미래임을 예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시진핑 1인 시대 독주가 ‘중국몽’ 실현에 약(藥)이 될까, 독(毒)이 될까.

우선 지난 과거 40여 년간 중국경제의 성공을 살펴보자. 조윤제 한국은행 금융통화 위원은 1970년대 말 덩샤오핑이 시동을 건 개혁개방정책은 장쩌민, 후진타오 시대를 거쳐 중국 상품시장 개방과 자유화를 확대했는데 이때, 마오쩌둥식 공산주의 체제에서 억눌려 있던 중국인들의 ‘잠재력이 분출’이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는 자본, 노동, 토지의 자유화를 확대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는 개혁이 필요한 시점인데, 중국이 과연 이러한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을 위한 정책을 펼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시진핑은 경제개혁 대신 반부패운동으로 자신의 권력 기반 강화와 시장의 통제를 늘리고 있어 과연 중국이 이 시대의 당면한 과제를 풀기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한다. 왜냐하면 시진핑의 체제 강화를 위한 1인 독주는 사회의 활력과 창의력을 저하시키는 반경제적 상황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디지털시대는 유능한 인재 한 명이 다수를 책임지는 경제·사회적 구조다. 이때 필요한 역량은 창의력이다. 이 창의력은 마지막 승부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해 최종 승자를 가르게 한다. 그래서 요즈음 이러한 능력을 배가하기 위해 거꾸로 생각하기, 게으름 피우기 등등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기존 상식을 배반하여 생각하라고 주문한다. 창의력은 인간이 좀 더 자유로운 상태에서 발현되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3연임에서는 분명 2050년 종합국력 세계 선두국가 목표를 실현하고자 총력을 다할 것이다. 미국을 능가해 세계 패권을 꿈꾸고 있는 게 틀림없다. 그런데 과연 인간의 사고를 제한하는 경직된 사회 구조에서 실현이 가능할까. 바이든은 미·중 패권 경쟁과 관련해서 “치열한 경쟁을 추구하지만, 분쟁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견제 세력을 초기에 차단하는 게 아니라 건강한 경쟁을 하자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가 위대한 이유는 인간의 능력을 무한히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고, 이것이 인류문명의 발전을 주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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