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대화
비폭력대화
  • 안산뉴스
  • 승인 2022.11.0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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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호 안산시청소년재단 일동청소년문화의집 센터장

기관에 있다 보면 때때로 청소년들이 내뱉는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언어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또래 친구, 부모,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고, 자기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답답해하며 감정의 방향이 어긋나기도 한다.

또 어느 경우에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하면 친구를 사귈 수 있나요?’, ‘어떻게 하면 친구랑 오래오래 잘 지낼 수 있나요?’라고 물을 때도 있다.

앞선 경우에는 언어 예절을 알리며 천천히 말을 들어주기도 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간단한 듯하지만 꾸준히 연습해야 할 대화의 방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내 느낌과 필요를 소중하게 여기고 상대의 느낌과 필요를 그와 똑같이 존중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책 한 권을 추천하기도 한다. 책 제목은 ‘비폭력대화’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인간관계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매일 쓰는 말을 통해 관계가 좋아지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언어의 습관으로 삶이 달라지기도 한다.

우리가 나누는 무수히 많은 대화 속에 상대방을 도덕적으로 판단해 자기 잣대로 평가하는 것, 남과 비교하는 것, 생각을 강요하는 것, 상벌을 당연시하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들이 담긴 말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며 대화와 소통을 가로막는 표현이다. 폭력적인 대화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반대되는 비폭력대화는 단순히 착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말을 귀담아들으며, 자신이 선택한 말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하고 그것에 책임의식을 느끼는 것이다.

청소년지도사로서 청소년을 만나서 관계 형성의 중요성을 말할 때 언급하는 키워드가 있다. ‘관심, 대화, 배려, 공감’이라는 단어인데 모두 상대방과의 좋은 관계를 맺어가기 위한 주요 단어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관심’,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대화’, 상대의 시선을 존중하는 ‘배려’, 상대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공감’이라는 4가지 키워드는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비폭력대화의 첫 걸음이기도 하다.

자신을 알아가고 느낌과 필요, 부탁의 언어를 말하는 연습을 통해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으로 들어준다는 말은 어쩌면 평범하고 고리타분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들을 하나씩 음미하며 실천한다면 어느새 말의 온도가 달라질 것이고 상대방과의 관계가 개선될 것이며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말로 온 공을 갚는다.’ 등등. 우리 속담 중에는 유독 말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옛말이 많다.

말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니 말할 때는 애써 조심하라는 선조의 가르침을 상기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관계 형성을 위한 언어습관은 하루 아침에 변화하지 않는다. 반복적인 훈련과 경험, 그 안에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청소년이든, 비청소년이든 혹시 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자신의 부족한 것들을 하나씩 꺼내놓고 노력해 보길 권한다.

비폭력대화와 함께 자기 안의 더 좋은 것이 상대와의 대화 속에 깃들길 바라며 평화로운 세상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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