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꿀 수 없는 문화
바꿀 수 없는 문화
  • 안산뉴스
  • 승인 2022.11.30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순 시인

입동이 지나고 소설을 지나 대설 절기에 다가가고 있지만 날씨는 영상의 온도로 따뜻하다. 거리에 가로수들은 잎을 떨어뜨리지 못하여 나무에 그대로 말라붙어 있다. 가을 가뭄으로

자연들도 일을 하다 잠깐 멈추어 있다.

가을비도 내리지 않았고 절기에 따라 눈도 내렸어야만 하는데 날씨가 이렇듯 따뜻하니 뉴스에 호남 어느 지역인가는 식수 걱정을 하고 있고 강원도 쪽의 스키장들이 개장을 못하고 있다고 한다.

날씨가 따뜻한 것은 어쩌면 난방비 절약에는 조금 도움이 되겠지만 앞으로의 날씨를 생각해보면 심각한 문제로 생각해 봐야한다. 겨울이 우리 곁에 다가 온지도 한참이 지났지만 따뜻한 날씨로 여기저기에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에 가면 아직도 모기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덕분에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빠른 행동으로 모기를 쉽게 볼 수는 없었지만 눈에 띄어 어린이들이 ‘모기다’! 하고 소리를 지를 정도다. 그 맹랑한 모기의 침은 쓸모는 없지만 날씨의 따뜻함에 힘을 얻은 모기가 날아다니고 있다는 것이 날씨가 얼마나 따뜻한지를 알 수 있다.

입동이 지난 즈음에는 웬만한 가정에서는 김장을 시작한다. 올 가을 추석 무렵 배추 한포기에 12,000원을 하였다. 명절에는 무엇보다도 일찍 준비하는 것은 김치다. 추석 명절 전후로 배추 한 포기를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많이들 망설였다. 그래도 오랜만에 모이는 식구들을 위해 평소보다 적은 양으로 김치를 담기도 했다.

요즘은 김장배추를 직접 구입해서 집에서 소금에 절구는 가정도 있지만 많이들 절임 배추를 주문하여 김장을 한다. 절임배추를 주문하여 택배로 받아보면 오랜 단골 시골 농장에서 절여온 배추인데 잘 절여지지 않았고 배추는 시퍼런 잎이 많다. 그것은 가을에 비가 오지 않아서 배추에 속이 많이 들지 않아서 그렇다.

가을 채소들은 겨울을 준비하는 큰 먹거리인데 비가 필요한 시기에 내려 주어야 가을 농작물이 풍성해져서 넉넉한 겨울준비를 할 수 있다. 농가들도 가을 채소 재배가 풍성하게 잘 되어 출하를 하게 되면 수입도 넉넉해진다. ‘광에서 인심난다’고 하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있듯이 많아야 서로 주고받고 하는 넉넉함이 있는데 배추값이 가을에 폭등한 여파로 지금까지 풍성했던 우리의 김장문화는 주춤하는 것 같다.

음식은 같은 재료를 사용해서 똑같이 만들어도 그 맛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김치는 서로 서로 나누고 그 맛을 자랑하며 이웃을 생각하며 나누는 따듯한 우리의 전통문화가 되었는데 비싸진 배추값과 감염병 이후 나눔의 문화도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김장을 집집마다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전문화된 곳에서 전문가들이 만들어 낸 김치도 필요할 때마다 구입하여 먹어도 된다. 익은 김치, 익지 않은 김치 등 세분화되어 마켓 김치코너에 가서 보면 구입하고자 하는 김치들이 종류별로 잘 진열되어 판매되고 있다. 매년 김장을 잘 담그던 가정들도 김장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준비하여 김치를 담그는 시간까지를 계산해 보면 구입하여 먹는 편이 더 경제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국산 김치를 잘 선택해서 구입하는 것이 관건이기는 하다. 국산 김치를 분별하여 잘 구입하여 먹는다면 모든 식재료들의 가격이 높을 때는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도 있다. 요즘은 언제든지 필요로 하는 야채를 구입할 수가 있다. 하여 김장철이 조금 지나서라도 언제라도 우리 가정의 입맛을 살릴 수 있고 우리 집만의 비법을 살려 맛난 김치를 만들어 식구들의 건강을 챙길 수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여행 오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김치라고 한다. 외국의 장수마을의 요쿠르트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김치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문화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경의 변화가 있어도 그 어떤 것 하고도 바꿀 수 없는 따뜻한 김장 나눔의 문화는 계속 되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