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의 보석, 정문규 미술관
대부도의 보석, 정문규 미술관
  • 안산뉴스
  • 승인 2019.02.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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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진(金昌辰) 초당대 명예교수

안산 시민 여러분은 ‘정문규 미술관’을 아는가? 안산의 자랑인 대부도에는 정문규 미술관이 있다. 품격 있는 미술과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정문규 미술관은 대부도의 보석이다.

미술관은 원로 서양화가 정문규 화백이 2009년 6월 개관하여 올해로 만 10년이 되었다. 미술관 1층은 카페로서 그림들이 벽을 둘러싼다. 고품격 오디오 시설도 있다. 한국에 3개밖에 없는 명품 스피커는 억대를 호가한다.

2층은 기획전시실로서 매년 몇 차례 기획전시회를 연다. 여기에서 한 달에 두어 차례 토요일에 클래식 음악회도 한다. 3층은 정 화백의 상설 작품 전시관과 작업실이 있다.

정문규 관장은 인천교대 교수로 재직 중, 안산시가 새로 만드는 ‘단원미술제’ 운영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1999년에 받았다. 그 일을 하다가 안산에 마음이 끌려, 전 재산을 털어 대부도에 미술관을 마련했다.

정문규 미술관은 1년에 두어 차례 수준 높은 기획 전시회를 연다. 게다가 특별한 자랑거리는 2011년부터 하고 있는 클래식 음악회다. 2018년 11월에 연주회 100회를 넘겼다. 무료 공연이지만 수준이 높다. 오케스트라 연주자, 대학 강의자, 외국 유학파 등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건 음악 애호가의 행운이다.

게다가 연주자와 청중의 거리가 가까워서 좋다. 객석은 모두 로얄석이다. 바로 앞에서 연주자들이 들려주는 좋은 음악을 듣고 있으면 행복하다. 그래서 필자는 음악을 들으러 정문규 미술관을 자주 찾는다. 음악회 정보는 ‘정문규 미술관’ 홈페이지에 실려 있다. 올해는 바로 이번 주 토요일 3월 2일 오후 4시에 피아노 독주회로 공연을 시작한다.

안산시와 경기도는 조례에 따라 정문규 미술관을 지원한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도비 1천만 원, 시비 4천만 원, 합계 5천만 원을 지원했다. 그러다가 2015년에는 도비 1천만 원이 끊겼다. 2016년에는 도비는 부활됐으나 지원금이 크게 줄었다. 곧 2016년 이후로는 도비, 시비 합쳐서 2천만 원대를 지원한다. 하지만 그 돈으로는 미술 기획전시회 경비도 모자란다. 정문규 화백이 그림을 팔아서 적자를 메운다.

더 큰 문제는 1년에 연주회 경비만도 2천만 원이 드는데, 거의 지원이 안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힘들다고 정종산 실장은 한숨을 쉰다. 정 실장은 정 관장의 아들로서 홍익대 미대 조소과와 이태리 까라라 국립아카데미를 수료한 조각가다.

연주회 때문에 경영이 어렵지만 애호가들 때문에 연주회를 그만 둘 수도 없다고 한다. 정 실장은 올해까지만 버텨보겠다 한다. 그래도 안 되면 미술관 문을 닫기로 아버지와 말을 마쳤다고 한다.

안산시가 ‘정문규 미술관’에 재정 지원을 늘려주면 고맙겠다. 미술관이 문 닫으면 ‘문화도시 안산’이 부끄럽다. ‘2019년 안산 관광의 해’에 안산의 좋은 관광 자원이 사라지는 것도 안타깝다. 안산 시민들은 대부도에 가거든 꼭 한번 ‘정문규 미술관’을 들러 보시기 바란다. 미술과 음악이 여러분의 눈과 귀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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