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릿한 냄새와 선부동 사람들 머리끝 심청색 깃발
비릿한 냄새와 선부동 사람들 머리끝 심청색 깃발
  • 안산뉴스
  • 승인 2023.02.2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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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 시인

오늘 아침에는 오랜만에 햇빛이 창문을 통해 거실 한가득 들어와 있었다. 어느 사이 해가 길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봄의 숨결이 들리는 것 같은 오늘 어제의 날씨를 무시하고 영하권으로 내려간 날씨로 시작을 했다.

두꺼운 겉옷을 언제 벗어 놓았는지 잊어버렸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다시 따뜻한 옷을 찾아 입었다. 푸른 하늘은 우리가 지난 3년 동안 감염병으로 마스크를 착용했다가 벗고 처음 보는 하늘 같이 느껴진다.

제주도에는 유채꽃이 피었다하고 하동 쪽에는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봄이 오고 있음을 손톱눈만큼씩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다. 2월에는 학교마다 졸업식이 있다. 뿐만 아니다 각종 단체에서도 오랜만에 대면으로 총회를 한다.

지난 3년간 비대면으로 하다 이제 일상의 회복으로 가는 중에는 변화된 것이 많다. 못 만났어도 발전에 발전은 우리 모두가 하고 했다. 사람을 못 만나니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이루어져 주변이 많이 달라지고 변화된 상황에 우리는 익숙해져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는 하지만 발전된 주변 환경 쌀쌀한 초봄 같지만 느끼는 상황은 나쁘지는 않다.

시집과 수필집을 선물 받아서 요즘 읽고 또 읽었다. 시집과 수필집을 집필하신 분들은 우리 고장 분들이다. 시집과 수필집에는 안산이 태동 되면서부터 작가가 그 당시 느꼈던 글이 있어 지금의 안산과 대비하면서 읽어보니 참으로 40년 안팎의 도시가 많이 발전되었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글을 보고 더 실감나게 변화되고 발전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하여 안산지역 개발 초기부터 문화재 발굴 상임위원으로 내 고장 전통문화 안산시사 등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심이 크고 어린이집 원장으로 어린이들 양육하는 일을 끝으로 삶 현장에서의 일을 마치신 김영덕 시인의 글을 소개하려고 한다.

1980년 초에 김영덕 시인이 쓴 ‘사리에서 만나요.’

협궤철도 건너/다 저녁/석양을 보아요/마른나무/물 위에 흔들리는/붉은 섬 너머로/긴 자줏빛그림자/밟으러 가요/황해바람/후줄근히/돌아올 때는 비릿한/비늘냄새/젖어 좋으니/우리사리에서 만나요

‘선부동 사람들’

선부동 바람은 곧바로 분다/언제 어디서 왔는지/천풍이 몰아친다/공단 근로자, 날품, 홀앗이/선부동 사람 머리끝엔 심청深靑색 깃발을 꽂고 가슴엔/활화산 하나 타고 있다/공한지에 콩잎 포기 심어놓고/잎이 트기 전에 떠난 사람/밤이면 외마디 소리 종종/그리운 이 불러도/대답이 없던/적막한 공원엔/그립던 나무가 생겨나고/열매가 열리기 시작했다.

위의 글을 보면 안산의 초고층 아파트 앞에 협궤열차가 다니고 있었고 선부동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많은 사람들이 공단에 취업하려고 왔다가 어느 사이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이사 갔음을 글을 통해서 우리는 알 수 있다. 정붙이고 살아가려고 빈 땅에 콩을 심어 놓고 싹이 나기 전 이사를 갔음을 우리가 알 수 있다.

안산은 계획된 도시로서 바둑판같이 잘 조성된 면모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잘 수행하였다. 인근 타 도시에서 부러워할 만큼 인구도 많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공단에 공장이 이사를 가고 지금은 공단에 소규모의 공장만 있다고 한다. 무엇이 잘못되어서 인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공단에 크고 작은 공장이 어우러져 잘 가동되어서 초고층 아파트에 그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는 우리 안산이 되어야 한다.

이제 사리에는 비릿한 냄새는 추억 속에 있다. 대신 최신식 전철역이 있다. 이 전철을 타고 동서남북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이 가득한 안산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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