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ChatGPT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 안산뉴스
  • 승인 2023.02.22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태호 안산시청소년재단 일동청소년문화의집 센터장

인공지능 AI, ChatGPT가 연일 화제다. ChatGPT는 미국의 OpenAI라는 기업이 만든 인공지능 챗봇으로 사용자가 대화창에 질문을 입력하면 그에 대해 답하도록 설계된 서비스다. 대화를 의미하는 챗(Chat)과 생성적 사전학습 변환기(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이전까지 나온 챗봇의 수준을 뛰어넘으며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난도가 높은 논문, 에세이, 시, 소설, 보고서 등을 단숨에 써내고 복잡한 질문에도 금세 답을 할 뿐만 아니라 마치 인간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한다. 아직 한국어 검색과 질문에는 오류가 많고 가끔 엉뚱한 답을 하기도 하지만 AI 기술의 진보를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 앞으로 또 어떤 AI가 우리를 놀라게 하고 세상을 바꿔놓을지 상상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심지어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2006년에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대표 이세돌 9단을 4-1로 꺾었던 당시의 분위기도 지금과 유사하다.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까운 바둑 대전에서 넘을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을 인공지능이 깼다는 사실이 전 세계인을 충격에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그 당시 인류가 쌓아 올린 문명과 문화의 세계를 기계에 빼앗길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팽배했다.

알파고가 터트린 AI 분야의 혁신은 이후 ChatGPT로 이어가는 추세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것을 마냥 두려워해야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든다. 인공지능을 두려워하지 않고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해본다.

첫째는 인간만의 고유영역인 철학하는 것이다. 이지성 작가는 자신의 책 “에이트”를 통해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들려면 철학하라’고 말했다. 더불어 내면에서 시작된 논리를 다듬어진 생각들로 설득력있게 글로 쓸 수 있어야 하고, 그 글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즉, 철학을 학습하고 공부하라는 말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나누며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을 기르라는 것이다.

둘째는 ChatGPT와 같은 AI 도구를 지주 활용해보는 것이다. AI 도구 활용법을 알아가는 것은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가장 빠른 해답이자 최소한의 노력이다. 도구를 통해 AI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인공지능을 관리하면 역기능을 방지할 수 있다.

셋째는 AI를 포함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문해력이라고 말하며 플랫폼의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평가하고, 조합하는 능력을 말한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부족하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다면 미디어 과의존, 허위 정보, 기술 오용, 정보 편식(필터 버블),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변동이 심하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모호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그 흐름에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과거의 기준이 현재와 달라졌음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우리의 삶도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인간의 영역을 우리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 기계와 이기고 지는 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는 기계대로, 인간은 인간대로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때가 아니라 인공지능을 비롯한 그 무엇과도 대체되지 않는 자신의 삶을 고민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