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협동조합
사회적 협동조합
  • 안산뉴스
  • 승인 2019.02.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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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철 우리동네연구소 퍼즐 협동조합 이사장

오래전,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에서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던 지인이 직장을 그만두고 뜻 맞는 사람들과 사회적기업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려주었다. 관심 밖의 이야기라 흘려들었는데 최근 협동조합을 하면서 다시 떠올랐다. 자본을 중심으로 서열이 결정되는 일반기업과 비교하여 협동조합은, 자본은 적지만 비슷한 방향성을 가지고 모인 생산자와 소비자가 협동하여 이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자 특성이다.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출자를 해야 하지만 금액의 많고 적음에 따른 권한의 차이는 없고 의결권도 동등하다. 단체를 움직이는 빅마우스가 따로 없어 민주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이미 의미 있는 결과물들이 나왔고 이론적 토대도 마련되어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도나 금융위기 등의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면도 있으며 협력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구조다.

대표적인 협동조합으로는 1930년대에 만들어진 서울우유 협동조합이 있다. 대한민국 유제품 시장 점유율이 40%에 이를 정도로 발군이고 기업으로서의 경영철학과 체계를 갖추었으며 협동조합으로서 조합원들의 수익을 보장하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하도록 하는 노력을 잘하는 좋은 사례의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협동조합 가운데 사회적 협동조합이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은 지역에 근거를 두고 복지, 후생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취약계층의 권익을 살피고 일자리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함께 만들어가는 자활, 연대를 통해 만들어가는 공동경제와 사회적 가치 창출, 주거 복지에 기초한 주거개선, 지역사회에 필요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내는 사업 등이 그것이다.

일동은 수년 전부터 마을의 자원인 성태산을 생태적으로 보존하고 알리기 위한 모임을 만들어 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했다. 그 결과 2년 이상의 전문교육 과정을 마련하였으며 심화 교육까지 진행하여 주민의 역량이 크게 향상됐다. 그렇게 교육에 참여한 주민들은 생태해설사가 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정원사 양성과정과 퍼실리테이터(촉진자, 조력자) 교육과정을 준비해 교육으로 성장하는 동네를 만들 계획이다. 마을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활동가가 되어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일자리로 연결되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지역 안산에도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 의료생활 협동조합이다. 지역 주민들이 의료기관의 운영에 출자해 건강한 주민 공동체를 지향하여 설립했다. 협동조합 운동을 통해 ‘건강과 나눔’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공동체와 나눔에서 보듯 건강을 모티브로 따뜻한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 함께 나눈다는 취지가 친근하다. 사회적이라는 말이 더불어 행복해지려는 의미와 다름 아니다.

우리동네연구소 퍼즐이 사회적 협동조합을 표방하는 이유 또한 다르지 않다. 지난해 안산시에서 만들어진 어르신 일자리 시범 사업으로 일동을 비롯한 3개 동에 150개가 나왔고 우리 동에는 60개의 일자리가 배정됐다. 그런데 어르신을 모으지 못하면 사라지는 일자리였다. 소중한 일자리라 판단하여 뜻을 같이하는 몇몇 주민들과 마을 곳곳을 돌며 일자리를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했다. 다행히 정원을 채웠고 어르신들이 활기차게 일하는 모습을 선물 받았다.

그런데 다 모으지 못한 동을 보며 많이 아쉬웠다. 찾으려는 노력, 적재적소에 안배하는 것도 관심이자 공동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게다가 사회적 협동조합! 지난 수년간 마을이라는 곳에 의미를 두고 의기투합한 사람들이 만들어 갈 새로운 길이 비록, 꽃길은 아닐지라도 지치지 않고 서로 용기를 주는 즐거운 여정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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