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3차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율 47.5%의 함의
국힘 3차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율 47.5%의 함의
  • 안산뉴스
  • 승인 2023.03.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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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뉴스 논설위원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율이 기록을 갱신했다는 뉴스다. 직전 최고 기록인 2021년 6.11 전당대회의 모바일 투표율 36.16%는 자동응답(ARS) 투표율 9.2%를 합한 종합투표율 45.3%였는데, 그보다 이미 넘어선 수치라고 밝힌다. 이를 두고 김기현 후보는 “진흙탕 전대에 당심이 폭발”한 것이라 하고, 안철수 후보는 “침묵 당원의 분노가 드러난 것”이라 하며 각기 자신에게 유리한 현상으로 해석을 달리한다.

한편 필자는 칼럼을 수년간 정기적으로 기고해 오고 있다. 글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는 기쁨도 크지만, 그에 앞서 늘 이번에는 어떤 소재로 어떤 주제를 이끌어낼까 고심하며 글감을 찾아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다. 이에 사회현상을 유심히 살피며 그 원인에서 글의 소재를 찾으려 하고, 그에 따라 적합한 제목을 도출하고자 한다.

제목은 독자를 유인하는 첫 관문이다. 때문에 매혹적이며 멋지게 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늘 부족하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아카데믹한 제목이다. 그런데 지난 호 칼럼의 제목이 그랬다. ‘헌법은 국가정체성’ 마치 헌법 교과서 같은 제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칼럼이 온라인 신문 인기 기사 1위에 올려져 있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섹션과 기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리타분한 섹션에다 아카데믹한 제목의 칼럼이 인기 기사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의아해하며 의미를 살폈다. 사실 필자는 이 제목의 수정을 반복했다. 칼럼의 주제를 제3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뜨거운 열기의 의미를 피력하고 싶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즉 국민의힘 당원의 열기는 지난 정부에서 흐트러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올바로 잡고 수호(헌법의 국가정체성)해 달라는 염원의 발로라는 것을 말하고자 했던 것이다.

지난달 27일 이재명 체포동의안 37명의 이탈표에 대한 수박색출 사태가 발생했고, 그에 따라 명단제작, 문자폭탄, 제명요청 등 팬덤 정치의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 개딸(개혁의 딸)들은 이미 민주당 정치의 코어 집단이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수박 7전’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를 포함한 명단을 돌리며 개딸과 문파 간 충돌이 심화되고 있는 한편 이낙연 전 대표를 영구 제명해야 한다는 청원을 5만 명 이상 훌쩍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혁신위는 ‘당무 감사에 권리당원 여론 조사 결과를 반영하는 등 공천 물갈이를 위한 혁신안’이라고 하면서 이것이 당무 감사에 당원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합리적인 의견이라며 정당성과 합법성을 부여한다는 소식이다. 그 와중에 이재명 대표는 개딸들에게 내부공격을 그만하라는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교수는 지금까지 부추겨 놓고 이제 와서 말리는 척하는 것이라고 야유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작금의 정치 현실을 보며 중앙대 장훈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파국적 분열과 다수결의 숭배로 비틀거리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해 법치주의라는 방파제를 착실하게 쌓아놓은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조언한다. 또한 먼 훗날 한국 민주주의의 흥망성쇠를 돌아보게 되는 날 윤석열 정부는 법치주의 정부, 민주주의를 괴롭히는 아킬레스건인 다수의 변덕스럽고 무지한 횡포에 맞서 법질서를 고수했던 정부, 그리고 역대 정부들이 슬그머니 타협하거나 외면해온 조직화한 강자들(강성노조, 시민단체)의 반칙에 맞섰던 정부, 윤 대통령으로서 위상이 되길 바란다고 한다고 한다.

그렇다. 이번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 당원들의 표심은 이를 대변하고 그 위기감이 최대의 투표율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뒤틀어진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체제를 바로잡고 수호해야 한다는 염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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