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치활동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청소년 자치활동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 안산뉴스
  • 승인 2023.04.0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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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호 안산시청소년재단 일동청소년문화의집 센터장

꽃피는 봄의 계절, 전국의 학교가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배움을 위한 여정과 함께 학생의 대표, 학급의 대표, 동아리의 대표가 선출되어 자치활동을 펼쳐나간다. 학생회가 조직되고 리더십 교육을 받으며 활동을 운영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학교뿐만 아니라 일동청소년문화의집과 같은 청소년수련시설에서도 청소년운영위원회, 청소년동아리, 청소년기획단 등의 자치기구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위촉식과 발대식을 통해 시작을 선포하고 연간계획을 세우며 활동을 꾸려간다.

이 순간, 자치활동을 시작하는 청소년과 담당 지도자라면 활동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불안과 부담, 걱정이 앞선다. 통상적인 교육이나 체험활동과 다른 이 활동,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15년간 청소년지도사로 살아오면서 청소년과 자치활동으로 만나왔다. 청소년 자치기구를 운영하기도 하고 리더십 교육으로 학생자치회를 마주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은 정확한 개념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념 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자칫 활동 자체가 원만하게 흐르지 못하게 된다. 청소년 자치활동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자치’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자치라는 단어는 ‘자기 일을 스스로 다스림’이라고 정의된다. 지방 자치는 지방의 일을 그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다스리는 것이고, 주민 자치는 주민들이 마을의 일을 스스로 다스리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청소년 자치도 청소년이 청소년 활동 공간인 청소년시설과 학교, 지역사회 안에서 주어진 활동을 스스로 다스리며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청소년 분야에서의 자치활동은 청소년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외부의 간섭이나 압력 없이 구성원 자신이 합의와 의사결정에 의해 활동이 이뤄진다. 학교 내외의 다양한 환경에서 행하는 청소년의 조직적인 활동을 포괄한다.

자치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발적인 ‘참여’다. 참여는 자기 삶의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그 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에 끼어들어 관계하는 과정을 말한다.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책임이기도 한데 모든 것이 청소년의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것이 포함되지 않은 자치활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참여 수준이 높아지면 자치하게 된다. 참여 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청소년이 활동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이에 따라 스스로 책임을 지고 결과를 성취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며 담당 지도자는 이를 인정하고 함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결국 효과적인 청소년참여의 필수조건은 청소년의 자발성과 주도성, 그리고 성인의 정서적 지지와 수용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자치활동을 단순 경험과 연습 정도로 착각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일회성 이벤트로서의 참여가 아닌 지속가능한 참여가 청소년 일상에서 매일매일 일어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이 자치활동을 중심으로 민주시민으로서의 기회를 제공하고 변화의 주체로 인식하여 학교와 청소년시설 등의 청소년 공간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청소년 자치활동은 청소년과 함께(with Youth) 청소년에 의한(by Youth) 활동을 청소년에게(for Youth) 제공할 수 있는 상당히 가치 있는 활동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활동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자치활동을 시작하는 청소년과 담당 지도자가 스스로 활동의 방향을 설정하여 의미를 찾아가길 소망한다. 더불어 자치활동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여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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