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는 관념을 넘어 실질적 경제동력
‘신뢰’는 관념을 넘어 실질적 경제동력
  • 안산뉴스
  • 승인 2023.05.0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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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뉴스 논설위원

역사, 인생, 사업 등에서 의미 있는 사건은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순간 발생했다. 레미제라블에서 도둑질한 장발장을 용서와 신뢰로 인생을 바꿔 놓은 카톨릭 주교, 보지도·듣지도·말하지도 못하는 헬렌켈러에게 신뢰를 보내 놀라운 성과를 일궈낸 앤 설리번 선생님, 혼란스런 난세에도 인재를 신뢰로 다스려 삼국시대 최고의 세력으로 거듭난 조조 등은 잘 알려진 설화이다. 이처럼 신뢰는 결정적인 순간에 개인, 가족, 조직, 국가에 변화를 가져오고 성과의 결과를 바꿔 놓는다.

“‘신뢰의 법칙’의 작가이며 사회심리학자 데이비드 테스테노는 인간은 누군가에 선행을 받으면 신뢰로 보답하려 하고, 혹 배신을 했더라도 한 번 더 믿어주면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이 가질 수 있는 비대칭적인 커다란 이익보다 공동의 이익을 선택한다고 한다.<중략> 이처럼 신뢰는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호의적인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그 효과는 1+1=2가 아니라 3,4,5...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해 ‘신뢰의 마력’이라는 제목으로 위와 같이 그 효과성에 대해 논고한 바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이에 연계하여 신뢰를 실질적인 관점에서 고찰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종종 일상에서 신뢰가 없으면 불만스럽기는 하나, 신뢰가 있다고 한들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가! 또는 효과가 있다면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는 있는가! 라며 냉소적 질문을 던진다. 최근 필자는 스티븐 M. R. 코비의 ‘신뢰의 속도’라는 도서를 접했다. 저자는 신뢰를 관념에서 벗어나 실천적 방법을 제시하며 효과를 증명하였기에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신뢰를 실행 가능한 유형의 자산이라고 하며 정량화할 수 있는 공식을 제시했다. 신뢰는 항상 속도와 비용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즉 신뢰 수준이 내려가면 속도도 내려가고 비용은 올라가며(신뢰↓=속도↓비용↑), 신뢰 수준이 올라가면 속도도 올라가고 비용은 내려간다는(신뢰↑=속도↑ 비용↓) 것이다. 이에 반해 불신은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도 말했다. 그 사례로 9.11테러 직후 보안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이를 강화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이 지불되었다. 즉 사고 전에는 비행기가 이륙하기 30분 전에 공항에 도착하면 되었으나, 사고 후에는 2~3시간 전에 도착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새로 신설된 9.11 보안세 까지 지불해야 했다. 이는 안전에 대한 신뢰가 내려가자 속도도 느려지고 비용은 올라간 경우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다수의 사람들이 신뢰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고 했다. 즉 신뢰의 개념이 추상적이므로 실증하기 어렵다고 오인하나, 분명 실체가 있어 정량화할 수 있고, 신뢰를 성품에만 의존하는 것으로 인식하나, 성품+역량 모두를 갖추어야 발휘되며, 또한 신뢰는 한 번 잃으면 회복하지 못한다고 예단하나, 과정이 어렵긴하나 그는 다수의 임상적 경험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신뢰성에는 4가지 핵심 요소를 갖고 있다고 했다. 첫째는 ‘진정성’으로서 추구하는 가치관에 부합한 언행일치이고, 둘째는 ‘의도’인데, 이는 어떤 일에 대한 목적이나 계획이다. 이는 종종 타인의 의도를 자신의 패러다임과 경험에 근거해 판단하므로 오판이나 불신이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행동의 결과로 판단하지 말고 상대의 성품을 고려해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신뢰를 확보하는 길이라고 했다. 셋째는 ‘능력’이다. 저자는 위의 2가지 요소를 충족한다 해도 능력이 없으면 신뢰를 얻기가 불충분하다고 했는데, 능력은 재능(타고난 소질과 강점), 태도(세상을 보는 방식), 기술(잘할 수 있는 것), 지식(학습, 통찰, 이해력, 의식), 스타일(독특한 접근방법과 개성)이라고 하였다. 넷째는 ‘성과’이다. 성과는 신뢰를 높이는데 최고의 덕목이라고 하면서, 위의 핵심 요소 3가지가 있더라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신뢰가 구축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뢰는 진정성, 의도, 능력, 성과의 총체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종종 나, 가족, 조직, 일 등에서 신뢰성에 도전을 받는다. 신뢰는 나 자신이 갖추는 것과 타인을 신뢰하는 것에 방점이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신뢰를 갖추면 개인의 강인한 성품, 성공하는 기업, 영향력 있는 리더, 강력한 정부와 같이 성공과 번영을 가져오지만, 그렇지 못하면 무너져 버리기 십상이라고 한다. 때문에 철저한 분석과 적절한 판단으로 결정적 순간을 신뢰의 순간으로 선택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뢰’는 관념을 넘어 실질적 경제동력으로 작용하는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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