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은 지금 ‘마음을 잇는 중’입니다
일동은 지금 ‘마음을 잇는 중’입니다
  • 안산뉴스
  • 승인 2023.05.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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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호 안산시청소년재단 일동청소년문화의집 센터장

지난 4월의 어느 날, 일동 행정복지센터 2층 산마루(강의실)에 마을 분들이 모였다. 일동행정복지센터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이하 동 복지팀), 부곡종합사회복지관(이하 복지관) ‘마중’사업 담당자, 일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하 지사협) 위원들이 그 주인공이다. 그들이 모인 이유는 돌봄회의를 하기 위해서다.

일동은 지난해 10월 부곡복지관과 고독사 예방사업 ‘마중(마음을 잇는 중)’ 사업에 관한 협약을 맺고 몇 번의 소양교육과 모임을 통해 활동을 준비해왔다. 그리고 올해 3월부터 일동 지역 중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펼쳤다.

복지관이 기획하고 동 복지팀이 정보를 제공하여 동네 주민인 지사협 위원들이 마을을 누볐다. 연락되지 않는 54개 가정을 가가호호 직접 방문해 안부를 확인했고 중장년 1인 가구의 고립과 고독사 예방을 힘쓰며 노력했다.

그 결과를 나누는 자리가 바로 그날의 돌봄회의였다. 4개 팀으로 조직된 지사협 위원들의 발표가 이어졌는데 듣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의 수고가 느껴진다.

지사협 위원들은 복지대상자를 만나기 위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수없이 전화를 드리며 노력했다. 방문이 성공하면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필요를 확인했고 도움을 주기 위한 복지서비스를 총동원했다. 방문이 여의치 않으면 문고리에 정보를 걸어두고 전화가 안 되면 문자를 남겨놓고 회신을 기다리셨다고 한다.

일면식도 없는 분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위원들의 방문을 모두 환영하는 것도 아니었고 더러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으니 남을 위하는 마음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것이다.

그중 긴급한 경우의 순간에는 교육받은 대로 동 복지와 복지관 담당자에게 연락하여 일을 처리한 사례도 있다. 발 빠른 대처 덕분에 주민들로만 구성된 한계를 넘어서 꽤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생계지원을 받고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분들의 사례는 그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뿌듯한 감정을 선사한다.

회의를 마치고 식사하는 도중 위원님들의 입속에서 ‘우리 마을’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일동은 함께 거주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관찰한 후 관계 맺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동네다. 오랜 기간 일동에 거주하면서 많은 분과 관계를 맺은 지사협 위원들에게 이 모든 것은 억지스럽지 않다. 자기 일처럼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머리를 맞대는 그분들에게 필자는 일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일원으로 매번 감동한다.

그들을 이끄는 힘은 바로 ‘마을 공동체’다. 마을 공동체는 지역사회 안에서의 삶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어울리며 살아가는 사회적 네트워크로 서로가 서로에게 동기가 되어주고 힘이 되는 관계의 공간이다.

돌봄회의에서 나왔던 바람대로 우리 동네에 고립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혼자라고 느끼지 않게 돌봄서비스와 사회복지서비스를 적절히 활용하여 인간다운 최소한의 삶을 꾸려가는 것이 당연했으면 한다. 우리 모두 사회의 일원으로 서로 관계 맺고 살아가길 소망한다.

일동은 지금 마음을 잇는 중이다. 마음이 마음에게, 또 다른 마음이 그다음 마음으로 이어져 온기가 가득한 동네로 거듭나는 중이다. 가정의 달 5월, 가족의 사랑과 함께 이웃과도 따뜻한 정을 나누는 우리 마을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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