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주인공은 바로 청소년
5월의 주인공은 바로 청소년
  • 안산뉴스
  • 승인 2026.05.27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태호 단원청소년수련관 활동문화팀장

5월은 청소년기본법이 지정한 청소년의 달이다. 푸르른 계절이 찾아오면 전국 곳곳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행사와 축제가 열린다. 안산에서도 올해로 스무 번째를 맞이한 ‘2026 제20회 청소년의 달 기념행사 메타열정유’가 5월 23일 안산문화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했다. “열정의 20년, 주인공은 바로 YOU!”라는 슬로건처럼 이번 축제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있었다.

필자가 축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고민했던 것은 단순히 얼마나 화려한 행사를 만들 것인가가 아니었다. 청소년들이 이 축제를 통해 어떤 경험을 얻고, 어떤 감정을 기억하게 될 것인가가 더 중요했다. 그래서 무대 프로그램부터 체험 부스, 안전관리까지 현장의 작은 요소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준비했다. 청소년들이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웃고 뛰놀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랜덤 플레이댄스에 참여하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 무대 위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청소년들의 표정은 축제가 지닌 진짜 의미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청소년 행사를 준비하다 보면 종종 축제의 본질과는 다른 고민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의전이다. 누가 먼저 소개되는지, 어느 자리에 앉는지, 어떤 직함으로 불리는지와 같은 형식적 요소들이 행사 전체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질 때가 있다. 물론 공적인 행사에서 일정 수준의 격식은 필요하다. 하지만 의전이 청소년의 참여와 웃음보다 우선되는 순간, 축제는 본래의 목적을 잃게 된다. 청소년이 주인공이어야 할 무대가 어느새 어른들의 행사처럼 변질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와 맞물려 있어 더욱 조심스러웠다. 자칫하면 청소년 축제가 정치적 분위기에 가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행사 준비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 역시 청소년 중심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내는 일이었다. 작은 의전상의 실수 하나가 청소년들이 오랜 시간 준비한 무대의 의미를 흐리게 만들지 않기를 바랐다.

다행히 행사 당일, 그런 걱정은 기우에 가까웠다. 안산문화광장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청소년과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무대 위에서는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끼와 열정을 마음껏 펼쳤고, 광장 곳곳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많은 내빈과 기성세대가 이 축제의 의미를 존중해주었다는 점이다. 이 자리가 특정 어른을 소개하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청소년이 중심이 되는 축제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배려해주었다. 덕분에 개막식 역시 형식적이고 딱딱한 분위기보다 청소년과 시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따뜻한 축제의 시작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우리는 흔히 행사의 성공 여부를 참석한 내빈의 규모나 의전의 완성도로 평가하곤 한다. 하지만 청소년 행사의 진짜 성공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청소년이 오늘 하루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 얼마나 주도적으로 참여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당당하게 자신을 표현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 그 경험 속에서 자신이 이 사회의 구성원이자 지역사회의 시민이라는 감각을 느끼게 하는 것, 그것이 청소년 축제가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청소년은 행사를 꾸미기 위한 배경이나 보여주기 위한 대상이 아니다. 그들 스스로가 무대의 주인이며, 지역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 그 자체다. 스무 해를 이어온 메타열정유가 앞으로도 청소년의 이름으로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사회 역시 청소년을 보호와 선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을 넘어, 함께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동등한 주체로 바라보게 되기를 기대한다. 5월의 진짜 주인공은 결국 청소년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