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지도사 현장실습을 맞이하며
청소년지도사 현장실습을 맞이하며
  • 안산뉴스
  • 승인 2026.07.08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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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호 단원청소년수련관 활동문화팀장

오는 2027년, 청소년지도사 양성체계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청소년 기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청소년지도사 2급 자격검정에 ‘청소년기관 현장실습(130시간 이상)’이 정식 검정과목으로 신설되기 때문이다. 이제 예비 청소년지도사들은 강의실을 벗어나 반드시 치열한 삶의 현장을 경험해야만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제도적 보완을 넘어, ‘좋은 청소년지도사는 오직 현장에서만 길러진다’는 사회적 합의의 제도화라는 점에서 뜻깊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의 출범을 바라보는 현장의 시선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가뜩이나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과중한 사업 운영으로 여유가 없는 일선 청소년기관들에게 실습생 지도는 현실적인 부담이다. 실습 계획을 수립하고 평가서를 작성하는 행정 업무부터, 실습생에게 어디까지 역할을 맡겨야 할지에 대한 실무적 고민까지. 자칫 일선 지도자들에게 현장실습이 ‘또 하나의 덤터기 업무’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시선을 조금만 달리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현장실습을 단순히 자격 취득을 위한 통과의례나 행정적 절차로만 바라본다면, 우리는 이 제도가 가진 진짜 가치의 절반도 보지 못하는 셈이다. 실습은 예비 청소년지도사가 현장을 배우는 시간인 동시에, 현장이 미래의 청소년지도사를 함께 길러내는 상생의 과정이다.

현장에서 배운다는 것은 책자나 매뉴얼을 외우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실습생들은 변화무쌍한 청소년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침착하게 중심을 잡는 선배 지도자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 청소년수련관부터 문화의집, 자유공간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 속 청소년 공간들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며 비로소 현장의 고민을 체득한다. 강의실의 텍스트에 결코 담을 수 없는 가치와 철학은 바로 이러한 일상의 공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장실습은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다.

무엇보다 현장실습은 청소년 현장에서 가장 귀한 자산인 ‘좋은 동료’를 만드는 첫 단추다. 청소년 현장은 영웅 한 명이 이끌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프로그램 하나를 기획하더라도 동료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며, 한 명의 청소년을 온전히 지원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의 수많은 전문기관이 손을 맞잡아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단순히 자격증을 손에 쥔 기술자가 아니라, 같은 철학을 공유하며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동료’다.

좋은 동료는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지 않는다.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때론 실패를 공유하며, 현장의 청소년들을 눈에 담는 과정속에서 서서히 빚어진다. 오늘 우리 기관을 찾아온 실습생은 내일의 믿음직한 후배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지역에서 청소년의 성장을 함께 도모할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지금 실습생에게 건네는 따뜻한 조언 한마디, 함께 나누는 작은 경험 하나가 결국 청소년 현장의 미래를 만드는 가장 단단한 밑거름이 되는 이유다.

물론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실습생을 단순한 잡무 보조 인력으로 소모해서도 안 되며, 반대로 아무런 역할도 주지 않은 채 방관해서도 안 된다. 그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성찰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실습 프로그램이 현장에 안착되어야 한다. 아울러 실습을 지도하는 기존 청소년지도사들에게도 행정적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적절한 교육과 제도적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청소년은 좋은 어른을 만나며 성장하고, 청소년지도사는 좋은 동료와 손을 잡으며 성장한다. 2027년부터 마주할 한 명 한 명의 실습생은 행정적 부담이 아니라, 앞으로 청소년들과 함께 걸어갈 소중한 미래의 동료들이다. 첫걸음을 떼는 현장실습 제도를 업무의 연장이 아닌, 청소년 현장의 미래를 일구는 가장 가치 있는 투자로 바라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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