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책의 시작은 청소년부터
청년정책의 시작은 청소년부터
  • 안산뉴스
  • 승인 2026.08.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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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호 안산시청소년재단 단원청소년수련관

정부가 청년정책을 총괄할 전담 부처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젔다. 여러 부처에 파편화된 청년정책을 하나로 모으고, 기획부터 조정·평가까지 전담하는 행정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정책 수 늘리기에서 벗어나 당사자의 삶을 중심으로 국정을 재편하겠다는 시도는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한 가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청년정책에 전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면, 왜 그 이전 단계인 청소년정책은 여전히 독립적 영역으로 거듭나지 못하고 있는가.

현재 청소년정책은 여성가족부가 총괄하며 기본계획 수립과 부처 간 정책 조정을 담당한다. 제7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에만 26개 중앙행정기관과 17개 시·도가 참여하고 있다. 이 숫자는 청소년정책의 막대한 규모를 증명하는 동시에, 단일 부처의 하부 업무로 다루기엔 청소년의 삶이 이미 거대하고 복잡해졌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청소년의 삶은 교육과 보호에만 머물지 않는다. 복지, 활동, 안전, 문화, 체육, 노동, 디지털, 정신건강, 환경 등 사회 전 영역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처럼 다층적인 정책을 청소년 관점에서 종합 조정하고 국가적 우선순위로 격상시키기엔, 현재의 분절된 행정 구조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오늘날의 청소년은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체화하고 기후위기와 지역사회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진로를 주도적으로 탐색하는 ‘오늘의 시민’이다. 그러나 현행 청소년정책은 여전히 위기청소년 지원, 상담, 활동 등 전통적 프레임에 상당 부분 머물러 있다. 이제는 “청소년에게 무엇을 지원할 것인가”를 넘어 “청소년이 어떤 사회를 살아갈 것인가”로 정책적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청년정책 전담 부처를 고민하는 이유도 결국 정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파편화되어 체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청소년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청년기에 도달한 후 사후 대책을 세우기보다, 청소년기에 삶의 기반을 다지고 시민적 역량을 키우도록 돕는 것이 국가적으로 훨씬 효율적이고 예방적인 투자다.

따라서 이제는 청소년정책 전담 부처, 혹은 강력한 위상을 지닌 국가적 컨트롤타워 구축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조직 확대를 의미하지 않는다. 각 부처에 흩어진 사업을 청소년의 삶이라는 일관된 관점으로 통합·조정하고, 정교한 데이터 축적과 정책 평가를 수행할 체계를 갖추자는 것이다. 아울러 정책의 기획부터 실행, 평가 전 과정에 청소년의 목소리가 구조적으로 반영되는 강력한 참여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현장에서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수원시는 청소년정책을 수행해오던 재단의 기능을 청년까지 확장해 수원시청소년청년재단을 운영하고 있고, 성남과 시흥 역시 청소년청년재단 체계를 통해 청소년과 청년을 연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경기도미래세대재단과 시·군 재단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청년 일 경험과 진로·취업, 사회참여를 연결하는 사업을 공동으로 발굴하며 청소년에서 청년으로 이어지는 정책 연계를 시도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재단의 이름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정책의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과 청년을 각각 따로 지원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성장과 자립이라는 하나의 흐름 속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제는 정부가 이 흐름을 제도화할 차례다.

청소년은 청년이 되기 위해 대기하는 존재가 아니다. 청년 역시 정책의 지원을 기다리는 수혜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모두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이자 우리 사회의 현재이며 미래다. 진정 청년의 삶을 책임 있게 다루고자 한다면, 그 이전의 시간 또한 무게감 있게 품어야 한다. 청소년을 국가 정책의 중심에 올바로 세우는 것, 그것이 가장 확실하고 근본적인 청년정책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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