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관장이 주도하는 정책정담회
청소년관장이 주도하는 정책정담회
  • 안산뉴스
  • 승인 2026.10.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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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호 단원청소년수련관 활동문화팀장

청소년이 청소년정책을 직접 이야기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청소년을 위한 정책은 매년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어진다. 진로와 문화, 교육과 복지, 안전과 참여에 이르기까지 청소년의 삶과 맞닿아 있는 정책은 생각보다 많다. 정책을 만들기 전 청소년의 욕구를 조사하고, 설문이나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묻기도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청소년의 의견은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얼마나 실제적인 힘을 가지고 있을까.

청소년에게 의견을 묻는 것과 청소년에게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은 다르다. “무엇이 필요하니?”라고 묻고 그 답을 사업계획서에 담는 것만으로 청소년의 주도성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의견이 정책의 방향을 바꾸고,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경험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안산의 ‘청소년관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관장은 청소년이 기관 운영과 청소년 정책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안하고, 청소년의 시각에서 필요한 변화를 고민하며 그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자리다. 단순히 행사에 참여하는 청소년 대표가 아니라 청소년의 목소리를 모으고, 제안하고, 기관과 지역사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안산시청소년재단에는 단원청소년수련관과 상록청소년수련관에 각각 한 명씩, 두 명의 청소년관장이 활동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관장’이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직함 자체에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이름에 걸맞은 권한과 책임을 함께 경험하는 것이다.

청소년에게 주도성을 요구하면서 정작 결정권은 어른이 가지고 있다면 주도성은 구호에 머물 수밖에 없다. 선택지를 고르게 하는 것과 스스로 결정하게 하는 것은 다르다. 의견을 내게 하는 것과 그 의견을 바탕으로 함께 결정하고 실행하게 하는 것 역시 다르다. 그래서 청소년 참여에서 중요한 개념이 임파워먼트(empowerment), 즉 권한부여다.

이달 24일 안산시청 대회의실에서 단원청소년수련관과 상록청소년수련관이 함께 ‘2026년 안산시 청소년 정담회 청CHECK’을 추진한다. 두 청소년관장이 중심이 되어 안산시에 거주하거나 관내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과 함께 안산시 청소년 정책을 평가하고, 분야별 정책을 제안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다. 청소년이 정책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을 이야기하는 주체가 되어보자는 것이다.

청소년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다른 청소년의 의견을 듣고, 지역사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해 하나의 정책 제안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단순한 프로그램 참여와 다르다.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시민으로 살아가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지난 7월 단원청소년수련관 화랑 청소년운영위원회와 진행한 간담회에서 청소년들은 시설 공간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안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의견을 들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 의견이 실제 공간의 변화로 이어지는가가 중요하다. 이에 실질적인 변화로 나아가기 위한 실행을 이달 17일 추진하려 한다. 청소년이 제안하고 성인이 응답하고 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이행하는 과정이다.

청소년에게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은 모든 결정을 청소년에게 맡긴다는 의미가 아니다. 안전과 예산, 법과 제도처럼 어른이 책임져야 할 영역도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청소년이 결정할 수 있는 영역에서는 충분한 권한을 주고, 그 결정에 따른 책임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정하고,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다시 개선하는 과정. 그 과정에서 청소년은 자신의 목소리가 실제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경험한다.

따라서 이번 청소년 정책 정담회도 하루 동안 의견을 나누는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청소년들이 제안한 정책을 기록하고,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하며, 가능한 것은 실제 정책과 사업, 공간의 변화로 이어지게 하는 후속 과정이 필요하다.

청소년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시작이다. 그 목소리에 권한을 더하고, 실행할 기회를 주며, 실제 변화로 연결하는 것까지 이어져야 한다. 청소년관장은 청소년에게 무엇을 해주는 자리가 아니라, 청소년이 무엇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내어주는 자리여야 한다.

이달 24일 안산에서 두 청소년관장과 청소년들이 나누게 될 이야기가 좋은 의견으로만 남지 않고 실제 변화의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 청소년에게 목소리를 내라고 말하기 전에, 그 목소리가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권한부터 내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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